우정의 경축행사
⊙…40주년으로 장년기에 접어든 양국 관계를 나타내듯 이날 행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매끄럽게 진행됐다. 이날 미사는 교황청 국무원장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과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최창무 대주교를 비롯해 교황청 국무차관 레오나르도 산드리 대주교, 인류복음화성 차관 사라 대주교 등 교황청 고위 임원들과 로마에서 유학 중인 한국인 사제들이 공동 집전했다. 특히 이날 미사에는 주교성 차관으로 1982년부터 5년 동안 제5대 주한 교황대사를 지낸 프란치스코 몬테리시 대주교, 1973년부터 1978년까지 주한 교황대사를 지낸 제3대 교황대사 루이지 도세나 대주교가 참석해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주었다.
▲ 교황청 국무원장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왼쪽에서 세번째)과 한국 주교회의 의장 최창무 대주교(제일 왼쪽) 등이 공동으로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한국교회 치하
⊙…교황청 국무원장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은 미사 강론을 통해 한국과 교황청 사이에 항상 호의와 우정이 함께 했음을 지적하면서 한국교회가 지니고 있는 신앙의 활력과 특별히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교회가 보여주고 있는 선교의 성과와 성소자의 증가에 대해 치하했다.
소다노 추기경은 특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지난 1984년 서울을 방문했을 때 바친 기도를 인용해 남북한의 화해와 일치를 기원하면서 『사랑으로 우리를 한데 묶어주소서! 갈라진 우리 땅에 평화를 주시고 만민에게 희망을 빛을 주소서』라고 기도했다.
소다노 추기경은 또 교황청이 『남북 화해와 통일의 길을 도모하는 한국 국민의 깊은 열망을 함께 하고 또 촉구』하는데 큰 관심을 갖고 있음을 지적하고 한국교회가 『북한의 형제 자매들과 구체적인 연대성을 가지려는 시도를 적극 지원해왔다』며 이는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청에 경의 표시
⊙…주교회의 의장으로 이날 행사에 참석한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는 축사에서 『대한민국과 교황청의 수교와 그 뒤의 외교관계는 평화를 지향하는 국가간 외교 관계의 전형』이라고 평가하고 『이라크 전쟁과 중동 분쟁 등 전쟁과 반목의 시대에도 언제나 세계 평화의 정신적인 수호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교황청』에 경의를 표시했다.
최대주교는 이어 교황의 정신적 지원과 배려에 힘입어 『이제 지구상에 유일하게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우리 국민이 서로 화해하고 사랑해 인류 평화의 상징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성염 대사, 친선 강화 희망
⊙…성염 주교황청 한국대사는 이번 한-교황청 수교 40주년이 이미 우호와 협력, 형제애의 관계를 만들어온 양국 관계를 더욱 깊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염 대사는 평소 소다노 추기경과의 대화를 통해 교황청은 국제 평화에 있어서 한반도의 비중과 다자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이고 대화적인 해법을 지지해왔으며,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상대로 교황청이 맺고자 하는 수교에 있어서 한국 정부의 중재 역할을 희망해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성염 대사는 지난 11월 20일 한국의 윤영관 외교 통상부 장관 방문시 교황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한국 국민이 서로 화해하고 통일을 성취하도록 기도하겠다』며 『대화와 협력을 통해 긴장을 제거하려는 결연한 의지』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조수미 공연 등 다채
⊙…이날 미사 후에는 리셉션과 음악회 등이 이어졌는데,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연합 주요 국가 대사들을 비롯해 주교황청 상주 대사들이 동부인으로 대거 참석해 축하의 뜻을 전했다. 특히 이날 공연에서는 이탈리아에서 활약 중인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씨와 안식년차 유럽에 건너와 밀라노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고성현 교수(한양대 음대) 등이 출연해 양국 수교 40주년을 축하하는 공연을 펼쳤다.
▲ 이탈리아에서 활약하고 있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데레사)씨가 공연을 하고 있다.
▲ 로마 한인신학원에서 펼쳐진 한국-교황청 수교 40주년 기념행사 참석자들이 미사 후 이어진 축하공연을 관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