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된 경기침체로 전반적으로 문화활동에 대한 투자가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2003년 한해 교회 문화계에서는 질적 성장을 위한 크고 작은 노력들을 꾸준히 이어왔다. 특히 거의 대부분 분야에서 비신자들과 함께하는 자리가 다수 마련돼 큰 호응을 얻는 등 문화를 통한 간접 선교의 역할이 꾸준히 성장한 시기였다.
우선 생활성가계에서는 전국 유명 생활그룹들의 개별 혹은 연합 콘서트 등 대규모 지방공연들이 활발히 이뤄졌으며 지방에서 활동하는 생활성가 그룹들의 콘서트도 적극 열린 한해였다. 특히 가톨릭문화 저변확대를 위한 전국공연에 왕성한 활동력을 보인 「이노주사」는 공연 300회를 돌파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생활성가 관련 인터넷 방송 및 웹사이트인 피플 스튜디오의 콘서트 기획도 활발했으며, 신상옥씨와 작은예수회가 기획한 「둘로 찬양」 공연도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음반발매량은 예년과 비교해 큰 성장을 이루진 못했지만 바오로딸, 성바오로 등의 교회미디어를 비롯해 문화복음화 사업단 띠앗누리의 기획 및 음반 발매가 꾸준히 이어졌다. 「사랑의 날개」로 유명한 이철 이용현 신부는 올 한해에만 각각 5.6.7집 3장의 앨범을 발매했으며 미사곡 음반과 기존 발표된 여러 성가를 모은 「LOVE」 「내 마음의 고백2」 등 기획음반(compi lation Album)도 눈길을 끌었다.
생활성가와 관련된 인터넷 사이트로는 어린이 미사곡부터 외국성가까지 가톨릭 관련 음반을 한번에 구할 수 있는 가톨릭 음악 전문쇼핑몰 「세실뮤직」이 새로 문을 열었으며 지난해 10월 개통한 「가톨릭 뮤직넷」도 편리한 서비스와 함께 급성장했다. 또 생활성가 인터넷방송국이 첫 전국모임을 갖고 생활성가 활성화에 노력할 뜻을 모았다.
인터넷 부문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가톨릭 영성방송」의 개국을 꼽을 수 있다. 한국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가 마련한 이 영성방송국에서는 7개 채널을 통해 각 수도회의 다양한 영적 프로그램들을 24시간 제공해 가톨릭 영성과 문화 발전에 큰 교두보를 세웠다는 평이다. 또 성바오로 선교네트는 한국 교회 최초로 웹 애니메이션을 제작, 유료보급에 나서 교회 안팎으로 수준높은 가톨릭 인터넷문화 보급과 발전에 모범을 보이고 있다.
연극 부문에서는 극단 「아리랑」이 2003 청소년 문화프로그램 지원사업 단체로 선정돼 「정약용 프로젝트」가 전국 순회 앙코르 공연에 돌입했다. 영화부문에서는 「성김대건 신부」가 한국어 영어 중국어판 DVD로 새로 제작 보급됐으며, 영화 「토마 안중근」이 크랭크인에 들어가 내년 2월 개봉할 예정이다.
또 오페라 「솔뫼」의 극본을 재구성한 뮤지컬 「성김대건 신부」도 선보였으며 서강대 평생교육원 「연극을 통한 성서묵상」 강좌에서는 프랑스 성사극을 재현하면서 연극을 통한 교회문화 대중화에 적극적인 발걸음을 내딛였다. 사진작가 백남식(베르나르도)씨는 생존작가로는 처음으로 교황청 내 전시홀에서 대형 전시회를 열어 세계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전체적인 공연문화 안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종교시설의 문화공연장화 시범사업」이었다. 문화관광부의 지원으로 수원교구와 연극협회가 협력 추진한 이번 사업은 교회 내 시설들을 대중문화 공연무대로 활용해 지역문화발전과 양질의 공연 활성화에 기여하고 교회문화 콘텐츠 개발 등의 효과를 동시에 기대하는 것으로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남에 따라 내년에는 타종단에도 확대 실시될 예정이다. 또 전국 각 본당들이 자체적으로 「열린 음악회」 형식의 다양한 공연을 마련하면서 간접선교의 효과도 파급되고 있다.
한편 대표적인 교회 내 문화공연장인 서울명동성당 꼬스트홀은 어린이 청소년 가족 등을 위한 기획공연과 오페라 뮤지컬 등 수준높은 공연을 지속적으로 유치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2003년에는 전체적으로 교회문화의 우수성을 발굴하며 문화의 대중화, 문화를 통한 복음화의 양상이 더욱 다양한 방면에서 펼쳐졌다. 신자들의 관심과 수요도 갈수록 늘어난다는 것을 확인한 한해였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복음화 활동을 위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마인드의 부족으로 문화 콘텐츠를 양성.활용하는 기획력이 부족하고 여전히 열악한 지원 속에서 개개인의 희생과 봉사에 기대는 부분이 많아, 가톨릭 문화의 발전을 위한 과감한 정신적 물질적 「투자」가 절실하다는 것이 문화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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