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척주 옆 굽음으로 양쪽 하지가 굽어 걷기도 힘들었던 전예인(젤뚜르다·7)양(8월 10일자 보도). 선천적 왜소증인 어머니의 간호를 받던 중 『엄마, 엄마… 다리가 너무 아파요. 붕대 좀 풀어주세요』라며 울먹이던 예인이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보도가 나간 뒤 한 달도 못돼 1200여만원의 성금이 답지했다. 성금은 수술비와 사후 치료비가 없어 고생하던 예인이 가족에게 큰 힘이 됐다. 예인이는 수술을 무사히 받고 9월 20일 퇴원했으며 2주 전부터는 고정기를 다리에서 떼어내고 보행연습을 하고 있다. 내년 3월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예인이는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뛰어 놀 날을 꿈꾸며 재활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체장애 6급으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던 예인이의 아버지도 건축회사에 취업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 선천성 척주 옆 굽음으로 힘들어하던 전예인 양은 본보 보도후 답지한 성금으로 무사히 수술을 받았다. 회복중인 예인양이 엄마 아빠와 함께 기념촬영.
김성숙씨, ‘공공근로’ 판결
지난 5월, 가정이 붕괴될 위기에 처한 딱한 사연이 전해졌다. 운영하던 놀이방에 있던 4개월된 영아가 질식사해 구속 위기까지 갔던 김성숙(마리아·33)씨(5월 18일자 보도)가 그 주인공. 자신이 구속돼 실형을 살게 되면 교통사고로 노동능력을 상실한 남편과 딸린 자녀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도움을 호소했던 김씨의 사연이 나간 뒤 전국 각지에서는 천 여만원의 성금이 답지했다. 이뿐 아니라 경제적, 법률적으로 도움을 주겠다는 은인들이 속속 나타났다. 다행히 김씨는 구속 대신 「공공근로 80일 판결」을 받았으며, 천 여만원의 성금 중 일부는 공탁금으로 내놓았다.
스물 여덟살의 청년에게 전해진 따뜻한 위로와 격려는 아직도 이 사회가 살만한 곳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기 충분했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투병중이지만 살던 집을 팔아도 수술비를 마련할 길이 없다는 방동우(요한)씨(11월 16일자)의 사연이 보도되자 본사에는 방씨를 도울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달라는 전화가 빗발쳤다.
이후 방씨는 이식조건이 맞는 골수기증자를 찾아 독자들이 보내준 성금을 일차 보증금으로 수술예약을 해둔 상태다. 특히 현재 항암치료 중인 한 여성신자는 방씨의 아픔을 공감하며 같이 이겨내자는 뜻으로 5만원을 보내왔고, 한 신자는 27살 된 자신의 딸도 골수암인데 기증자를 못 찾아 힘겨운 상황이지만 기도가 큰 힘이 된다며 위로를 전했다. 미국 LA 한인교포들도 위로의 전화를 주고 성금을 보탰으며, 한 수도자는 아버지와 둘이 사는 방동우씨를 위해 병에 좋은 음식 종류와 요리법 등을 담은 자료를 보내주기도 했다.
오지운양, 통원·입원 치료 병행
골수기증자를 찾아 수술을 받았지만 아버지의 사업 부도로 치료비를 마련 못하던 오지운(글라라·16)양(9월 21일자 보도)은 수술 후 경과가 좋아 10월초에 퇴원했으며 현재는 통원치료와 입원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오양의 아버지 오병택(베드로·45)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기도와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독자들의 도움을 받은 만큼 교회와 사회에 그 도움을 다시 전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전했다.
빨리 병을 고쳐 학교에 보내달라는 투정아닌 투정으로 독자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던 손정훈(바오로·11)군(4월 13일자 보도). 뇌종양의 일종인 배아종을 앓던 정훈이는 독자들의 성금으로 수술비를 마련해 현재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수술을 받고 완치됐다. 아직 학교는 다니지 못하지만 평소 좋아했던 종이접기를 배우기 위해 학원에 다니고 있다. 누나 선화(수산나·17)양은 독자들의 도움을 받은 후 「여러분들이 보내주시는 후원금으로 이제 제 동생은 힘든 투병생활을 이겨내고 좋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저희 가족 모두는 다시 해맑은 웃음꽃을 찾게 되었다」는 내용의 감사편지를 본사로 보내오기도 했다.
김교주씨, 건강 양호
간암 투병 중에도 『물질이나 육체적으로 잃은 것은 많지만 오히려 정신적으로는 더 성숙해진 것 같다』며 『하나를 가져가면 다른 하나를 주는 하느님의 공평하심을 깨닫고 있다』며 꿋꿋한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줬던 김교주(사도요한·45)씨(3월 23일자 보도).
보도 후 간의 일부를 제공하겠다는 은인들이 많이 나타났으나 조직검사에서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아 결국 부인의 간을 9월에 이식 받았다. 현재 건강은 양호한 상태로 5년 내에 재발하지 않으면 생존율이 80%에 이른다고 전해왔다. 전국에서 답지한 1400여 만원의 성금은 이식수술 비용으로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밖에도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으로 투병 중이던 조은경(율리안나·20)양(1월 26일자 보도)은 골수기증자를 찾아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요양중이며, 청각장애자로 인공와우수술을 앞두고 있던 임현웅(마르티노·8)군(10월 26일자 보도)도 수술을 마치고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6년간 뇌성마비 후유증으로 누워 지내던 이승호(대철베드로·10)군(6월 29일자 보도)도 1300여만원에 달하는 성금으로 치료비 부담을 덜고 현재까지 소아과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아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묵주기도 뿐이라던 위암 말기환자 한진동(요셉)씨(4월 20일자 보도)는 수술경과가 좋아 퇴원했으며, 일주일에 한번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한씨는 간경화로 투병중인 아내 이광숙씨를 간병하며 매주 주일미사와 레지오 회합도 참석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하지만 아내의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마음이 아프다는 말을 전해왔다. 척색종양 수막종이라는 희귀병를 앓던 김종현(라파엘·40)씨(8월 10일자 보도)는 800여만원의 성금으로 수술을 무사히 받고 10월 4일 퇴원했지만, 요통과 통증이 재발해 10월 31일 다시 입원해 치료중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왔다. 김씨의 보호자는 김씨가 장기간의 치료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독자들의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간청했다.
‘공사 중단’ 성가원에도 큰 힘
한편 「사랑, 나눌수록…」은 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뿐 아니라 열악한 경제사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공동체를 돕는데 나서기도 했다. 공사중단 위기에 있던 장애인공동체 성가원(11월 9일자 보도)과 건립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중국 심양교구 빠이첸 공소(12월 7일자) 보도가 나간 뒤, 각각 2000여만원에 달하는 성금이 답지, 공사와 시설 운영에 큰 힘이 되고 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사랑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말을 다시금 피부로 느끼는 한해였다. 독자 여러분이 보내준 작은 정성은 사회의 어두운 그늘에서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줬다. 앞으로도 가톨릭신문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 나눔을 주선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가톨릭신문은 단지 나눔을 잇는 가교(假橋)일 뿐, 나눔은 곧 삶 자체임을 행동으로 증거한 주인공은 독자 여러분이다. 이는 한해동안 보여준 독자들의 모습에서 분명히 드러났고, 또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사랑, 나눌수록…」에 보내주신 독자들의 관심과 격려에 감사를 드린다.
◆ 사랑나누기 이렇게 합니다
독자 등의 제보로 2, 3주에 한번씩
성명과 성금 내역 광고면에 게재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는 2주에 한번, 혹은 3주에 한번 독자여러분과 교회 내 여러 기관 단체 종사자들의 제보로 전해진 사연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도움을 호소하는 주인공의 사연과 함께 기사 말미에는 본지가 따로 개설한 은행의 계좌번호를 게재합니다.
기사가 보도된 후 3주에서 길게는 두달 여간 독자여러분이 본지계좌로 보내주신 성금은 모두 수합돼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달됩니다. 또한 본지는 성금을 보내주신 독자여러분의 성명과 성금내역을 광고를 통해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매 사연이 보도될 때 마다 계좌번호를 새롭게 만들기 때문에 성금이 다른 이들에게 전달될 염려는 없습니다. 어려운 이들을 위한 사랑 나누기에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