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4월 1일 창간 70주년 기념호부터 2003년 12월 21일자까지 「세계 교회사 100대 사건」을 통해 세계 교회의 역사적 현장을 찾아 나섰던 가톨릭신문이 2000년 세계 교회와 시대 안에서 새로운 사상과 운동을 불러 일으켰던 인물들과 만나는 새 기획 「역사속의 그리스도인」을 마련한다.
교황 수도회창립자 신학 철학자 정치인 예술가 과학자 여성 등 분야를 통해 세상과 교회 안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현재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인물 100명을 소개하는 이번 기획은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말처럼 위기와 혼란의 시대를 사는 현대의 우리 신앙인들에게 선조들의 삶과 신앙, 세상 속 빛과 소금 역할을 살펴보고 자신을 반추해보는 기회로 준비된다.
「역사속의 그리스도인」에 소개될 인물은 150년 역사의 세계적 인문 사회과학 전문 출판사 영국 Routledge사가 펴낸 「그리스도교 인명록」(Who's who in Christianity/1998)과 독일 Metzler 출판사의 「그리스도교 사상가 사전」(Lexicon Chris tlicher Denker/2000)을 기준으로 선정했으며 대구가톨릭대 정달용 신부, 가톨릭대 장동하 신부가 감수를 맡았다.
「역사속의 그리스도인」은 예수의 실재를 목격했던 마태오 마르코 루가 등 복음사가들과 바오로 베드로 등 사도들, 교회 신학의 기초를 쌓았던 성 암브로시우스 주교와 성 아우구스티누스 주교 토마스 아퀴나스 등 교부들로부터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교황 요한 23세, 요한 바오로 2세, 마더 데레사까지 교회 세계 역사 안에 발전을 가져온 남녀 인물들을 망라한다. 집필은 각 분야별로 연대순으로 정리된다.
교황
먼저 「교황」편에서 소개될 인물은 베드로를 비롯 대 레오1세 비오10세 비오 11세 비오 12세 레오 13세 요한 23세 요한 바오로 2세 등이다.
역사속에 흐르는 각 사건들이 나름대로의 의미들과 연관돼 있듯 특히 교황과 관련된 부분들은 당시 정치 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교회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음은 물론 독특한 역사적 의미를 남겼다고 할 수 있다.
5세기 네스토리우스와 단성론의 이단의 싸움, 로마의 수위권 확보 등을 자신의 과제로 삼았던, 당시 서방 교회안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었던 교황 대 레오1세를 비롯, 1891년 유명한 사회회칙 「새로운 사태」를 발표, 노동자 사용자 사이의 중재자 역할 수행을 모색하고 교회 일치에 대한 회칙도 발표했던 레오 13세. 또한 교회법의 새로운 편찬, 제2차 바티칸공의회 소집 등 20세기 교회에 새로운 미래를 향한 길을 열었던 요한23세 등 교황들을 통한 교회 모습보기는 새로운 시각의 교회사 읽기로도 무방하다.
수도회 창립자
「수도회 창립자」편에서는 베네딕도수도회를 창립한 성베네딕도, 작은형제회의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카르투시오 수도회를 창설한 브루노, 예수회 창립자 로욜라의 이냐시오, 오라토리오회의 필립보 네리, 작은형제·자매회를 세운 샤를르 드 푸코 등이 다뤄진다. 이들이 세운 수도회들은 천년여전 혹은 수백년 전부터 지금까지 많은 남녀 수도자들을 배출하면서 창립 정신을 교회와 사회 안에서 지속시켜 왔다.
6세기경 수비아코 몬테카시노 테라시나에 수도회를 설립함으로써 베네딕도수도회를 시작한 베네딕도 성인 경우 그가 몬테카시노에서 지은 베네딕도회 회칙은 아직까지도 수많은 남녀수도회의 규범으로 사용되고 있다.
너그러움, 단순, 천진한 신앙심, 자연에 대한 사랑과 진실한 겸손 등으로 교회 안에 「정화의 횃불」 역할을 했던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역시 「평화의 기도」 등을 통해 가난과 겸손 평화의 영성을 교회 벽을 초월, 오늘날까지 전 세계에 전해주고 있다. 푸코는 아프리카 이슬람교도들의 선교를 위한 새로운 순응적 포교방법을 창시한 인물로도 특징을 남겨주고 있다.
신학·철학자
「신학·철학자」부분은 교황 보니파시오 8세가 서방교회의 4대 교부로 공식 선언했던 암브로시우스 예로니모 아우구스티누스 대 그레고리오 등에 대한 탐구와 함께 「마음속에서 터득하는 것」(intus legere)을 강조했고 스콜라 철학의 아버지로 불렸던 안셀무스, 지성과 성성(聖性)으로 12세기 유럽 사회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중 하나로 불렸던 베르나르도, 성토마스 이후 최대의 스콜라 학자로서 프란치스코회 아우구스티노학파를 지도했던 보나벤뚜라 등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밖에 둔수스코두스 에라스무스 토마스아퀴나스 마리스블롱델 쟈끄마리땡 칼라너 등 귀에 익은 중세 근세 현대의 철학 신학계 석학들의 삶 신앙 학문적 사유를 조명하면서 천년여에 걸친 신학 철학 사조들의 변화와 경향들도 찾아본다.
예술가
「예술가」편에서는 단테 엘리어트 프랑소와 모리악과 톨스토이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 바하 헨델 등 문학 미술 음악 장르를 아우른다.
이태리 최대의 시인으로 추앙받으며 그리스도교적 세계상을 장대한 상징의 형태로 예술화한 「신곡」의 저자 단테, 「황무지」를 통해 전쟁속의 정신적 붕괴와 갈증을 표현했던 엘리어트, 프랑스를 대표하는 가톨릭 작가 프랑소와 모리악등의 문인들과 천상의 예술혼으로 믿음을 그려냈던 미켈란젤로, 또한 화가 과학자 등으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이 소개된다.
음악가로서는 140곡 이상의 교회 칸타타, 마태수난곡 등의 수난곡과 마니피캇 등 수많은 교회 음악을 작곡한 바하, 바로크 시대 최대의 작곡가로 「메시아」 등 다수의 오라토리오 작곡을 통해 가상적 무대에서 그리스도교적 신앙을 모체로 하는 보편적 윤리적 관념을 전개한 헨델 등이 등장한다.
언론창달과 저술활동을 통한 교리 전파로 한국 가톨릭의 대표적 지성으로 인정받았던 윤형중 신부, 구상 시인 등 한국의 인물들도 이 편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정치·사회개혁가
정치 사회개혁가 부분에서는 「유토피아」를 통해 영국의 사회악을 비판했던 영국의 정치가 토마스 모어, 미국 최초의 가톨릭 대통령으로 미국 사회안에 가톨릭의 위상을 높이고 미국 소련의 평화 공존을 내걸었던 케네디 대통령, 권력자들의 폭력 억압에 저항해 싸우다 저격된 엘살바도르의 정신적 지주 로메로 대주교, 세계에 한국인의 기상을 알렸던 안중근, 나환자들의 대부 다미안신부 등이 지면을 통해 만나진다.
여성
21세기 새로운 사회 흐름의 하나로 부각되고 있는 「여성」에 대한 관심을 반영, 여성 인물들도 별도의 항목으로 독립시켰다.
이 분야에서는 명상 병자간호 죄인의 개종에 힘쓰며 독일 이탈리아 도미니코회 개혁에 기여했던 시에나의 가타리나, 개혁가 조직가로서 뿐만 아니라 영성작가로 큰 업적을 남겼던 예수의 데레사와 함께 인도 캘커타의 빈민촌을 찾아 들어가 「사랑의 선교회」를 만들고 죽을 때까지 가난한 이들과 함께 했던 「현대의 성녀」 마더 데레사 등을 소개한다.
이외 최근들어 페미니스트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신비가 힐데가르트, 가르멜회 수도자로서여성론자, 학자로 충만한 관상 생활을 통해 현실을 날카롭게 직시하며 악의 문제에 천착했던 에디트 슈타인도 다뤄진다.
3세계에 영향 끼친 인물
15세기 이후 제 3세계권 그리스도교 문화에 영향을 미친 인물들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중국 선교사로 조선천주교 발생에도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던 아담 샬, 비폭력운동으로 독재정권과 재벌의 경제독점에 맞서 싸우면서 브라질 교회의 위상을 새롭게 하고 빈민 운동을 통해 해방신학의 기초를 다졌던 까마라 대주교 등이 이 항목에 등장할 예정이다.
각양 각색의 난세를 앞서 살았던 교회 인물들의 삶과 신앙을 현대적 시각으로 들여다보고자 하는 이번 시도는 작금의 한국교회 상황을 인물들을 통해 세계 교회 안에서 재조명 해본다는 면에서 특별한 의의가 있다. 또한 대희년을 지나 삼천년기를 살고 있는 우리 신앙인들이 지난 세월 동안 하느님이 바라시는 세계에 얼마나 다가섰는지 돌아보고, 또한 2000여년 인류 역사에 가톨릭 교회는 어떠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는지 살펴본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미래교회를 위한, 또 우리 자신들을 위한 시금석이 되고 새로운 비전과 통찰력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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