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밭 한 가운데
외길 한줄기 따라 포개져
오목한 하늘이듯
산등 도는
강물 따라 흐르는
오목한 하늘이듯
하늘,
머리 위에 있지 않고
어디든 함께 가는
한 발짝 뒤지는
그림자 아니라
늘 옆에 함께 하는
따뜻한 숨결 새어비치는
지붕 낮은 집에서야
함께 쉬는
할 수 있는 만큼
서로 가까이 하려 가슴 대고
선택한 숨결 놓고
받아 안기에도 벅찬
그 충만을
하루씩 매일 나누며 나누며
뭍이든 물이든 어디든
목숨 있으면 사랑 알고
우리 함께 하는 기쁨까지 아는
하늘,
머리 위에 있지 않고
복숭아뼈 아프도록 발 밑에 있음을
함께 가기로
눈물 길어올리듯
서로 품게 하소서
함께 가기로
놓친 손 어긋나지 않고
다시 잡게 하소서.
■ 시/유경환(클레멘스.시인)
▲ 유경환 시인
제15회 정지용 문학상 수상(2003)
현재 한국아동문학인협회 고문 및 한국아동문학교육원 원장
■ 사진/이창규(마티아) 신부
▲ 이창규 신부
군위본당주임
경일대대학원 사진영상학과 졸업
현 대구대교구 성산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