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쾌한 굿거리 장단의 민요풍 성가, 물흐르는 듯 자연스럽게 꺾이는 한국적인 가락 위에 얹힌 자비송 대영광송 주님의기도 등 다양한 미사곡들이 전례순서에 맞춰 대형무대에서 흘러나온다. 미사곡을 처음 접하는 일반인들도 내용을 이해하는 듯 고개를 끄덕끄덕 움직였다. 국악 가락에는 더욱 친근함을 보이며 박자를 맞추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23일 오후 7시30분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는 성탄절을 기념해 정악(正樂)풍의 한국미사곡(국악미사곡)을 일반 대중에 널리 선보이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무대는 방송공사 주최로 열린 「KBS 국악관현악단 2003 성탄송년음악회」. 특별히 한국교회 국악미사의 선구자로 평해지는 김종국 신부(서울 신림4동본당 주임)의 창작 미사곡과 성가 10여곡이 초청 연주됐다. 연주에 나선 이들은 이번 무대를 위해 연합한 서울 신림4동본당 청?장년 성가대로 KBS 국악관현악단의 반주, 삼성예술단의 전례무를 곁들인 악가무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김종국 신부는 음악회 후 가진 자리에서 『신자들은 국악이 어렵거나 지루하다는 편견이 많고 교회 차원에서도 한국적인 전례를 위한 지원과 관심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우리 것의 우수함과 소중함을 알 때 다른 것도 올바르게 포용할 수 있고 전례도 더욱 활성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신부는 10년 전부터 가톨릭우리소리관현악단을 설립, 운영하며 한국미사곡 창작과 보급 등에 힘써오고 있다. 지난 2000년에는 교황청 대희년 본부 초청으로 문화예술단을 결성,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지서 순회연주회도 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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