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박사 세 사람, 귀한 예물가지고 산을 넘고 물을 넘어 별 따라…』
성탄 공현시기 성가중 한 구절인 이 부분은 「동방박사 세 사람이 예수님께 경배하러 왔던 일(마태 2, 1~12)」을 기념하는 「주님 공현 대축일」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성탄시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먼저 12월 25일 성탄을 중심으로 성탄을 준비하는 시기인 대림절, 그리고 12월 25일 이후부터 시작되는 좁은 의미의 성탄시기를 말한다. 12월 25일 이후 성탄시기도 1월 6일의 주님 공현 대축일(우리나라에서는 1월 2일부터 8일 사이에 오는 주일에 지냄)이전까지의 시기와 공현부터 주님 세례 축일까지의 공현시기로 구분된다고 볼 수 있다.
주님 공현 대축일은 예수성탄을 기리는 동방 교회들 축일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는데 복음에서 언급되듯 삼왕 방문의 모습으로 이방인들에게 당신을 드러내신 것, 이로써 온 백성에게 구원의 소식이 전해졌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공현」(公現)은 그리스어 「에피파니아」 또는 「테오파니아」라는, 「스스로를 드러냄」 「유명한 존재가 된다」는 뜻. 이는 원래 고대 어느 신의 출현 또는 신처럼 공경받는 군주가 어느 도시에 들어와 구세자로, 승리자로 영접 받는 것을 내포하고 있지만 동방교회에서 「하느님의 발현」이나 「하느님의 개입」을 가리키는데 사용하였고 예수 탄생 축일을 「공현」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성탄과 공현은 서로 다른 지역에서 거의 비슷한 시기에 생겨난 쌍둥이 축일이다. 이 두 축일의 의미는 거의 같다고 할 수 있으며 또한 목적도 동일하다. 4세기 동방 교회의 1월 6일 성탄과 서방 교회의 12월 25일 성탄이 서로 교류되면서 서방 교회는 12월 25일에 예수 성탄을, 1월 6일에 동방박사의 경배를 통해 예수님이 하느님으로 드러난 사건을 기념하게 되었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시어 세상 안에 처음으로 존재를 알리신 「빛과 계시의 축일」로도 불려지는 주님 공현 대축일은 구원의 뜻이 어느 한 민족, 백성, 시대에 머물지 않고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짐을 드러낸다는 면에서 성탄시기의 절정이라 할 수 있다.
학자들은 『공현의 뜻이 하느님이 사람으로 태어남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하지만 예수님의 신성이 드러남을 동시에 가리키는 것』으로 설명한다.
이런 면에서 이날 전례에서는 예수님이 온 세상의 구세주이자 왕이며 이방인들까지 구원으로 초대하는 「세상의 빛」으로 표현되고 한편 시간 전례의 아침기도와 저녁기도 때는 가나 혼인잔치와 주의 세례를 함께 기념한다. 가나 혼인잔치가 기념되는 것은 주님이 처음 기적을 행함으로써 당신의 신성을 처음 드러냈다는 사실과 신부인 교회와 신랑인 그리스도의 결합을 상징화했다는 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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