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하고 꿋꿋하다가도 슬프고 애절하게 울리는 거문고 소리에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희노애락이 모두 담겨있다. 「매성국악무용예술단」 단장인 매성 김정애(세실리아.65.마산교구 옥봉본당) 선생은 거문고 머리를 무릎에 놓고 괘를 짚고 줄을 치다보면 무아지경에 빠져든다.
김단장은 오늘날 구례 익산 정도에서만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향제줄풍류(거문고)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 중요무형문화재. 또한 가야금, 해금, 아쟁 등의 연주는 물론 병창, 판소리를 비롯해 전통 한국 춤 수십종을 원형대로 보유해 각종 분야에서 격조높은 지평을 마련한 인재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월 4일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마련한 2004년 신년 축하공연장에서 김단장을 만났봤다.
『원래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했습니다. 프랑스 유학을 준비하던 중 외국에 나가면 한국인으로서 전통악기 하나 정도는 다뤄야겠다는 생각에 국악을 시작했죠』
김단장은 지금의 모습은 모두 하느님의 은총으로 이뤄진 결과라고 강조한다. 한량무로 경남 무형문화재로 인정받고, 한국무용협회 진주지부장 등으로 한창 활발한 활동을 펼치던 지난 1986년, 김단장은 척추암으로 6개월의 시한부 삶을 선고받았다. 긴 투병생활을 오로지 기도로 버텼다는 김씨. 이후로는 전통무용보다 기악 연주에 더욱 힘을 기울였고 매성국악무용예술단을 창단, 전통문화 전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더불어 김단장은 교회 봉사활동에도 열심이어서 음악봉사는 물론 남편 김문배(그레고리오.69)씨와 함께 교구 성서모임 봉사자로도 활동 중이다. 또 개인발표회에서 얻은 수익금은 전액 불우이웃돕기에 쓰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자선공연도 마련하고 있다. 특히 96년부터는 매성장학회를 설립해 불우 청소년들의 학비를 지원한다.
『우수한 재능을 주시고 살게 해주신 분은 오직 한분이신 하느님이시기에 받은 것을 다시 봉헌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김단장은 『국악인이기 이전에 신앙인』이라며 『자신의 모든 공연들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자리가 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김정애 단장은 1월 서울 공연에 이어 올 한해 동안 창원 부산 대구 진주 광주와 프랑스 파리에서 「매성국악무용예술단과 함께 하는 한국 전통 가(歌)무(舞)악(樂)」 공연을 준비 중이다. 공연에서는 김단장의 거문고.가야금 산조를 비롯해 원무 장고춤, 판소리 등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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