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목을 하며 제일 보람된 것 중에 하나는 늘 찾아가는 대상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영혼의 목마름과 용기를 끊임없이 필요로 하는 그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각 경찰서 경찰관들, 전의경 대원들, 유치장 사람들….
사실 이들은 본당에서는 만나기 힘든 대상이라 할 수 있겠다. 직업상, 근무의 특수성상 사회생활과 신앙생활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고, 우선 성당을 찾기가 어려운 점을 들 수 있겠다.
그들은 때때로 기다려 보았자, 오지 않는 사람인 것이다.
누군가를 찾아가는 일은 때론 설레임과 기대감을 갖게도 하지만 약간의 귀찮음(?)을 각오해야 한다. 사실 제일 번거로운 것 중에 하나가 찾아갈 대상을 위해 보따리를 싸는 일이다.
「웬 보따리?」인가 하겠지만 여기서 보따리란 미사나 교리교육, 방문을 위해 미사도구, 주보, 앰프, 간식, 선물 등의 짐을 말한다. 짧은 만남을 위해 특별히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배려하는 뜻이 담겨있다. 하지만 군에 간 아들을 면회하기 위해 며칠 전부터 정성과 사랑이 담긴 음식을 장만하시는 어머니의 마음을 간직한다면 귀찮거나 번거로운 일은 없을 것이다.
찾아간 다음 이루어지는 것은 기다림이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은 늘 애틋함을 담고 있다. 기다리는 설레임과 놀라움을 말이다. 한참을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쳐 한없는 마음으로 바라보시는 주님을 우리는 기억한다. 온 생애를 두고 우리가 만나야 할 행복의 모습은 바로 그런 한결같은 찾아감과 기다림의 의미가 아닐까?.
세속화의 과정이 점점 더 가속화 되어가면서 냉담자들은 더욱 늘어 날 것이고, 교회를 떠나는 이들에게 어떤 계기나 기회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다시 신앙을 회복할 길은 찾기 힘들 것이다. 이 시대는 정말 무엇이 옳고 그른지 분명하게 찾고 식별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이다. 누군가를 찾아가고 기다리는 것은 바로 잃어버린 하느님의 양떼를 찾아가는 것이다. 양떼를 찾아서 꾸준한 만남을 통하여 스스로의 모습을 들여다보며 서로에게 언제나 축복이 될 수 있도록 이어졌으면 좋겠다.
「나의 친구여, 당신이 잃어버린 나를 만나러 더 이상 먼 곳을 헤매지 마십시오.
내가 길들인 기다림의 일상 속에 머무는 나.
때로는 눈물 흘리며 내가 만나야 할 행복의 모습은 오랜 나날 상처받고도 죽지 않는 기다림, 아직도 끝나지 않은 나의 소임입니다」(기다림의 행복, 이해인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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