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자와 못가진 자 사이에 존재하는 차별, 반복되는 가난과 전쟁…. 인류가 겪는 여러 고통 속에서 그래도 희망의 빛이 꺼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외 혼란한 사회현상을 꼬집으며 세계를 향한 진정한 휴머니즘과 인간애를 그린 영화와 연극이 선보여 눈길을 끈다. 작품들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의 공통점은 「사랑」임을 이야기한다.
난민 구제사업이 소재
영화 「머나먼 사랑」에서는 전쟁이 주는 갖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난민구제사업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봉사정신을 주목할 만 하다.
영화는 영국 기아돕기 재단 이사장의 며느리인 사라 조르단(안젤리나 졸리)이 참석한 자선 파티에서부터 시작된다. 의사 닉 칼라한(클라이브 오웬)은 호화로운 자선파티에 난민 어린이와 함께 등장해 자선사업가들의 모순을 질타한다. 사라는 자신의 저금을 털어 생필품을 구입해 닉이 활동하는 에티오피아 캠프를 찾아가지만 닉은 부잣집 마나님이 단지 동정심 때문에 난민을 돕는다고 여겨 그녀를 비웃고….
특히 여주인공인 안젤리나 졸리는 영화제작을 통해 적극적인 봉사활동에 참여, 국제난민고등판문위원회 명예대사로 임명됐으며 실제 캄보디아 소년을 입양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2월 20일 개봉.
불법 체류자 이야기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문제를 다룬 연극 「나마스테」가 94년 초연 이후 10년만에 재공연된다.
단지 조금 덜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나와 다른 민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시하고 적대시하는 비뚤어진 현실. 이 연극은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온갖 학대와 인종적 차별을 받으며 일했던 네팔 출신 노동자들의 실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어머니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 한국에 들어온 주인공은 가구공장에서 일하다 산업재해로 한쪽 팔을 잃고 부당해고 당한다. 밀린 임금을 받기 위해 공장을 점거한 그는 본의아니게 동료를 볼모로 인질극을 벌이는데….
「나마스테」는 단순히 외국인 노동자들의 문제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가진 인간들의 화해, 보편적인 사랑을 이야기한다. 「당신에게 평안을」이란 뜻의 네팔 인사말 「나마스테」와 같이 서로의 평화를 빌어주고 또한 나 아닌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극단 「나무와 물」과 공연기획 「파란」은 공연 수익금의 10%를 외국인 노동자 대책협의회에 기부할 예정이며, 공연 후 현재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과 관련해 사회단체 종사자들을 초청해 토론회도 마련할 계획이다. 2월 8일까지 서울 대학로 나무와 물 예술극장. ※문의=(02)766-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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