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간배아 복제실험 성공 소식을 전한 국내 언론의 보도들은 생명윤리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결여돼 있는 우리 사회 전반의 의식 수준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배아 줄기세포만이 불치병, 난치병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오해이다. 이는 배아실험 허용을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는 일부 생명과학자들이 유포한 가장 위험한 오해 중 하나이다.

줄기세포는 질병 치료나 장기 이식을 위한 획기적인 연구로 주목받지만 문제는 이 줄기세포를 얻는 방법에 있다. 줄기세포는 배아와 성인의 세포 조직 모두에서 올 수 있는데 배아 줄기세포는 심각한 윤리적인 문제를 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의학적 효용성에 있어서도 의문에 처해 있다.

줄기세포가 배아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때에는 윤리적인 문제에도 불구하고 관심이 높았지만 오늘날 줄기세포를 배아에서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과학자는 거의 없다. 오히려 윤리적인 문제가 없는 성체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에 두드러졌고 실제로 많은 성과가 축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과학자들이 배아 줄기세포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오해를 고의적으로 유포하면서 성체 줄기세포 연구의 유용성을 매도하고 있다. 많은 이들은 그 이유가 극도의 상업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의심한다.

「생명윤리법」이 이러한 일부 생명과학자들의 주장을 반영하고 있다는 의혹은 여기서도 나타난다. 이 법은 배아에 대한 실험을 허용하고 있는데 반해서 성체 줄기세포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백번 양보해 배아 줄기세포의 가능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그에 준하거나 그 이상의 효용성을 지닌 성체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서는 일언 반구도 언급하지 않고 있는 이 법은 결국 개정될 수밖에 없는 필연성을 지닌다.

생명윤리를 다루는 이 법은 그 입법 취지상, 인간의 배아를 실험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윤리적인 문제를 야기하지 않고, 임상적으로도 그 효용성이 입증된 성체 줄기세포 연구를 진작하는 방향으로 개정돼야만 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을 가톨릭 교회는 끊임없이 지적하고 있다.

주교회의 사무국장 이창영 신부는 줄기세포에 대한 두 가지 착각에 대해 지적하면서 그 하나는, 『인간배아 줄기세포만이 난치병에 활용될 수 있다는 주장』 다른 하나는 『성체 줄기세포가 배아 줄기세포에 비해 효용성이 떨어지고 가치가 뒤진다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윤리신학자인 이동익 신부(가톨릭대 교수)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법이 윤리적 책임을 면제하지는 않아」라는 제목으로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같은 취지로 성체 줄기세포가 대안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익 신부는 이 글에서 난치병의 치료 방법으로 성체 줄기세포 치료법이 관심을 불러오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이는 『인간 배아를 이용한 치료 방법과 비교할 때 같은 효과를 지향하면서도 윤리나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위원장이자 생명윤리연구회 위원장인 안명옥 주교는 지난해 10월 생명윤리법 입법과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생명과학의 진보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는 우리는 대안으로서 성체 줄기세포와 여기서 얻은 물질을 연구할 것을 제안한다』며 『이는 인간의 존엄과 생명을 존중하면서 생명 연구나 치료 방법을 개발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주교는 이어 『실제로 오늘날 많은 임상 실험을 통해 성체 줄기세포가 난치병 치료를 위한 획기적인 치료 방법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따라서 『정부는 성체 줄기세포 연구를 적극 지원하도록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