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일은 남녀 교회 구성원 모두의 몫이다.
최근 한국 교회 안에서는 여성에 대한 편견을 떨치고 「여성의 정체성과 존엄성」을 밝혀 복음전파에 이바지하려는 노력들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본지에서는 이번호부터 5회에 걸쳐 예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마리아의 몫(루가 10, 38~42)을 꾸준히 실현, 교회 성장과 발전에 힘이 되고자 하는 여성관련 연구모임 및 활동단체를 찾아가본다.
지난 1월 10일, 서울 성심수녀회 세미나실에서 열린 한국가톨릭여성연구원의 월모임에서는 「나자렛의 마리아 : 21세기 새로운 지도자상」에 관한 열띤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자신의 소명을 분명히 깨닫고 주체성 있는 선택을 통해 예수의 공생활에서 파트너십을 발휘한 마리아. 이날 모임은 성서 속에 나타난 마리아의 「지도자」로서의 삶을 새롭게 인식하는 시간이었다.
한국가톨릭여성연구원(대표=최혜영 수녀, 이하 가여연)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중심으로 각자의 달란트를 활용해 교회에 헌신하고자 노력하는 연구?교육단체다.
「가톨릭 여성을 중심으로 삶과 신앙의 조화 속에서 여성의 존엄성과 정체성을 확립하고 정의롭고 조화로운 사회와 교회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지난 96년 발족됐다. 월모임은 여성 의식화 교육의 하나로 매월 마련하는 자리다.
가여연은 크게 연구와 교육 두 분야로 나눠 수준높은 활동을 펼친다. 기본적으로 성서와 교회문헌을 중심으로 여성의 정체성과 존엄성을 밝히고 알리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으며, 매 시기마다 교회에서 가장 시급하게 다루는 사안들을 연구한다. 교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을 제공하는 것이 가여연의 목표이기 때문. 올해는 「학제간 가정 연구팀」을 통해 가정관련 문제를 심층연구하고 아울러 「행복한 자아 건강한 가정」 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할 방침이다. 또 사학팀을 중심으로 펼쳐온 한국가톨릭여성사 집대성 작업을 올해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교육활동은 주로 매월 월모임을 통해 이뤄지는 편이다. 연구회원들이 번갈아 주제발표에 나서 여성문제를 고민하고 여성의 정체성과 존엄성 고취에 힘쓰는 형식. 또 여성공부방과 여성지도자 양성을 위한 워크숍, 피정, 영적상담 등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매월 발행하는 소식지 「품」도 눈길을 끈다. 소식지에는 매월 주제발표 내용을 싣고 있으며, 「여성과 문학」 「여성영성가」 등의 코너를 통해 문학사와 영성사에 드러난 여성들의 활동을 밝히고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도록 해석해 알린다.
현재 회원수는 연구관련 정회원과 활동관련 정회원 70여명. 특히 연구 회원 대부분은 여성학과 여성사, 여성신학 관련 전문가들이다. 또 교회활동의 맥을 이어가기 위해 30~40대의 젊은 전문연구원들의 활동기반을 적극 제공하는 것도 가여연의 특징이다.
이러한 활동들은 근본적으로 교회 활성화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으로 각 회원들의 연구는 개별 이익을 적극 배제하고 무상으로 각자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고정적인 연구기금이나 후원 없이 외부에서 몇몇 프로젝트 연구자금과 각 구성원들이 강의 등을 통해 모아들인 후원금으로 운영하고 있어 연구를 지속하는데 어려움이 크다.
2002년부터는 가톨릭대학교 협력연구소로 지정협약을 맺어 연구에 매진하고 있지만 활동의 독립성과 중용을 유지하기 위해 교회 정신에 근간하고 교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만을 구체적인 프로젝트로 실시한다. 또 연구활동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도록 성과물을 교육에 바로 접목하도록 힘쓴다. 최근에는 교회 안팎의 다양한 연구소와 단체 등에서도 연구역량을 크게 인정하는 고무적인 분위기다.
연구원 대표 최혜영 수녀(성심수녀회)는 『올바른 여성의 정체성을 인식하고 신앙에 투신함으로써 교회 내 여러 성격의 단체들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는 윤활제 역할을 하고자 한다』며 『각 교구 등과 연계해 전문적 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효율적인 협력체제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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