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동그란 눈망울을 굴리며 흙먼지로 분 화장을 한, 배고픔도 밝은 미소로 포장하고 늘 내 곁에 있어준 많은 마다가스카르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의 환대가 있기에 마르고 삭막한 환경들 안에서도 행복을 느끼며 살아왔다.
글로벌 시대의 세계화 물결 속에 밀려오는 많은 구호물자 옷들이 우리 주민들의 흙색인지 옷색인지 구별도 안되던 그들의 모습을 제법 천연색으로 바꿔 놓았다. 그러나 이러한 구호물자들이 늘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만은 아니다. 선별되지 않은 많은 유해 비디오 영상들이 우리 젊은이들을 현혹하기도 하는데 이로 인해서 우리 아이들은 물질적인 이익만을 챙기는 인도계, 중국계 상인들의 희생물이 되기도 한다.
오랜 세월 독재 정권 하에서 더 이상 밑바닥에 내려 갈 수 없을 정도의 상황이 됐던 2001년에는 수 많은 어린이, 노인, 여성들이 희생물이 되기도 했다. 일자리가 없는 남자들은 가족 앞에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무능을 감내하는 수치도 견뎌야 했다. 마치 빌라도 앞에서 억울한 심판을 받았던 우리 주님처럼.
한국에 휴가 갔을 때, 식사에 초대되어 음식점에 간적이 있다. 아직 채 먹지도 않은 음식들이 치워지고 더 이상 먹을 수 없었다. 나는 속으로, 『아! 이 걸로 우리 마다가스카르 아이들이 적어도 세 명은 더 배부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을 지울 수가 없었다.
가끔 큰 축제가 있을 땐 아이들에게 프랑스식 바게트 빵을 세 도막으로 잘라 간식으로 전교생에게 주곤 했다. 고사리 손으로 한 뼘 밖에 되지 않은 빵 조각을 받고, 온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 했던 아이들, 그것도 웃옷 속에 넣고 다독거리며 그야 말로 눈곱 만큼씩 떼어 먹으며 행복한 미소를 짓던 아이들. 집에 가서 동생에게 보이고 함께 나누어 먹겠다던 눈물 어리도록 예쁜 마음을 가진 이 가난한 아이들은 이미 성체성사의 나눔의 신비를 살고 있다.
▲ 크고 동그란 눈망울을 굴리며 흙먼지로 화장을 한, 배고픔도 밝은 미소로 포장하고 늘 내 곁에 있어준 마다가스카르 어린이들. 비록 가난하지만 예쁜 마음을 가진 이들은 성체성사의 나눔의 신비를 살고 있다. 왼쪽 첫번째가 필자.
마르셀리나는 우리 학교 문자 교육 반에서 겨우 글을 깨치고 새로 한 주민등록에 손수 사인을 한 기쁨을 맛보았다. 그녀와 그녀 어머니는 비가 오지 않은 날이면 쓰레기 더미에 앉아 남이 버린 숯조각들을 주워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 어머니는 4명의 아이와 마굿간보다 더 좁은 곳에서 살고 있다. 내가 들어가 땅바닥에 앉아 팔을 펴면 건너편 흙벽이 내 손끝에 닿을 정도의 공간에서 강아지만도 못하게 살고 있다. 그래도 한국의 강아지들은 그들의 아파트(개집)에서 사는데….
그녀는 휴가 간다는 내게 중국제 유리 컵 두개를 사서 누런 종이에 말아 건네주었다. 그녀는 한번도 소유해 보지 못한 선물을 내게 하는 것이다. 아마도 스스로 자립하도록 작은 도움을 준 것과 관심, 얼마간의 구호물자 옷과 아이들 학용품에 대한 답례인가 보다. 거절 하고 싶어도 성서의 「가난한 과부의 헌금」이 생각나서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빈곤한 그들은 내가 한 가난 서원을 대신 실천하면서 내 마음을 풍요로 채워 주는 살아있는 그리스도의 모습이다.
마치 봉성체 때 예수님의 성체를 받아 모시고 기쁨 가득한 얼굴로 늘 감사하다며 까맣고 마른 두 손을 모아 감사드리는, 백내장으로 실명한 우리 제르멘 할머니처럼 매일 감사만 하고 살아도 못다할 하느님의 사랑을 매일 느끼면서 살아간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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