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스름한 어둠을 뚫고 나와 붉은 기운을 덧칠해가는 아침해. 어느 순간 새하얀 빛을 발하며 둥근 전신이 드러난다. 또 하루를 머문 후엔 온갖 형태로 변화하며 먼 바다 속으로 잠긴다. 남해안 작은 섬 압해도에서는 이 변화무쌍하게 떠오르고 잠기는 해의 모습을 같이 볼 수 있다.
서성래 신부(광주대교구 압해도본당 주임)는 압해도에서 바라본 해를 사진 속에 담아 첫 전시회를 마련한다. 출품작은 총30여점.
이번 사진전에서는 열린 세상과 미세한 빛의 형상을 담은 「해」의 형상만을 모았다. 사진 속 해와 더불어 실루엣을 드러낸 배 한척, 나무 한그루는 하느님과 사람과의 단순한 관계를 투영해준다.
서신부는 『해를 통해 기다리고, 머무르고, 떠나가는 인생에 대해 어렴풋이나마 알게 됐다』고 말한다.
「나를 만나러 오는 하느님, 나를 만나고 돌아가는 하느님」. 그가 사진에 담은 것들은 자신이 보고싶은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보여주시는 아름다움」이다.
『솟아나는 아침해와 춤추며 떠나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신비롭고 때로는 두려운 하느님의 현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생 모두를 비추고 이끄시는 하느님을 말입니다』
서신부의 압해도에서 바라본 태양 전시회는 3월 10~16일 서울 평화화랑에서 열린다.
※문의=(02)727-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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