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성 바오로는 1737년 훗날 수녀회 창립의 협력자가 된 가경자 마드레 마리아 크루칩사를 만났다. 그러나 그들의 꿈은 숱한 곡절과 어려움을 겪고 33년 뒤인 성인의 말년에 가서야 이루어졌다.
1771년 5월 3일, 마드레 크루칩사는 다른 11명의 지원자들과 함께 이탈리아 탈퀴니아 대성당에서 미사를 드린 후 수도원으로 들어가 봉쇄의 문을 굳게 걸어 잠궜다. 예수고난관상수녀회는 이렇게 시작됐다.
나폴레옹의 종교탄압이 끝나면서 예수고난관상수녀회는 이탈리아에서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갔다. 이탈리아를 비롯해 프랑스, 스페인, 영국, 브라질, 필리핀, 일본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적으로 26개국에 40개 수녀원이 설립돼 활동중이다.
▲ 수련자들과 함께 한 첫 한국인 서원자 조옥기 수녀, 존 메리 원장 수녀, 마리아 돌로레스 부원장 수녀(오른쪽부터). 작은 사진은 고난회 표지(상징).
그와중에 1977년, 예수고난관상수녀회 첫 한국인 지원자 조옥기 수녀가 일본 수도원에 입회했다.
81년 조수녀가 첫 서원 후 한국진출을 모색하던 중 1983년 당시 청주교구장이던 정진석 대주교(서울대교구장)의 초청을 받았고, 1988년 6월 18일 조옥기 수녀와 존 메리 수녀, 마리아 돌로레스 수녀 등 3명이 청주시 미평동, 지금의 수도원에 정착하게 됐다.
이후 3개월 뒤인 88년 9월 15일 첫 지원자 3명을 포함한 6명의 공동체 식구들은 정진석 주교 주례로 봉쇄구역 설정과 수도원 봉헌식을 가졌다.
현재 한국수녀원에는 종신서원자 9명과 유기서원자 1명, 수련자 1명 등 모두 11명이 생활하고 있다.
입회희망자는 1~3개월 정도 수도원 생활을 경험하는 지원기를 거쳐 1년간의 청원기를 지낸다. 이후 2년간의 수련기를 거쳐 유기서원을 하게 된다. 성소모임은 따로 없고 개인 면담은 언제든지 가능하다(043-295-5940).
▩ 고난회 표지(상징)의 의미
남여 예수고난회의 검은 수도복엔 예수의 고난을 상징하는 「표지」가 달려 있다. 이 표지는 1741년 수도원 회칙 개정때부터 확정되어 사용되고 있다.
▲하얀색의 십자가는 이 표지를 착용한 수도자의 마음이 십자가에 봉헌됐으며, 항상 십자가의 발치에 머무를 것임을 고백하는 의미다.
▲흰 심장은 예수님의 고난을 항상 간직할 수도자의 순결한 마음을 상징한다.
▲못 세 개는 예수님의 고통과 수난에 참여하는 모든 이의 고통을 상징한다.
▲「IESU XPI PASSIO」 란 문장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이란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