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상황에서 어떤 위험에 처할 지 모르는 장병들이 성령의 도우심으로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이라크평화재건사단(자이툰부대) 군종장교로 오는 4월 이라크에 파견되는 군종교구 현광섭 신부(대위)는 신자들의 기도부터 청했다.
지난 2월 27일 특전교육단에 입소해 파병 준비에 여념이 없는 현신부는 최소 6개월에서 1년까지 이라크에 머물며 장병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하게 된다.
『목숨을 건 군인들이 가는 곳이 곧 사목현장이란 생각에 자원하게 됐습니다』
현신부에게 걱정이 없는 건 아니다. 그가 사목을 펼쳐야 할 곳은 하루 평균 1.1건의 테러가 발생하는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 지역. 덩그러니 전장 한가운데 세워질 400석 규모 천막성당을 사랑으로 채워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준비하는 손길이 하루하루 바쁘기만 하다. 선풍기, 냉장고 등 소소한 것에서부터 신자 장병들을 위한 각종 신앙서적은 물론 영화테이프, 빔프로젝터 등 날을 거듭할수록 짊어지고 갈 꾸러미의 부피도 기약 없이 늘고 있다.
『성당이 장병들의 자그마한 쉼터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전장에서 체험하게 될 독특한 경험들이 사제로 살아가는데 힘이 될 것이라며 오히려 담담하게 웃는 현신부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 새롭게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맞게 될 장병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밝힌다. 자신의 전공을 살려 상담과 위문에 힘을 쏟으며 자칫 황폐해지기 쉬운 장병들의 정신에 끊임없이 신선한 물을 대겠다는 각오도 털어놓는다.
『군인은 서로의 뒤를 봐주며 전우애를 확인한다고 합니다. 저는 이들이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이들을 위해 누구보다 바쁘게 뛸 수 있는 전우가 되고 싶습니다』
평화의 씨앗을 뿌림으로써 지구촌 형제자매들이 하나되는 길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현신부는 신자들의 기도와 관심을 재차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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