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학년이 되었어야 할 준영이는 하루종일 방에만 있는 것이 싫은지 투정을 부린다. 가끔씩 기억이 혼미해 방금 밥먹은 것도 잊어버리고 또 밥을 달라고 할땐 어머니 이순자(수산나)씨도 참았던 눈물을 쏟아낸다.
오준영(요한.12)군은 한솔초등학교(청주시 흥덕구 수곡동) 3학년이던 지난해 12월 구토증세로 병원을 찾았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으나 구토증세는 한달 가량이나 계속됐다. 1월 26일 청주 성모병원을 찾았을때 마비증세까지 왔다. CT촬영 결과 뇌에서 종양이 발견됐다. 응급수술 후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정밀진단 결과는 뇌종양의 일종인 「두개인두종」.
종양 크기가 4.5센티미터나 됐고, 두부내 중앙에, 그것도 각종 신경들이 밀집해 있는 곳에 생겨 의사들도 『양성이지만 이런 경우 악성으로 본다』고 할 정도였다.
『심각하다. 안깨어날지도 모른다』는 주치의의 선고에 불구하고 수술은 무사히 마쳤다, 하지만 수술 후 준영이는 호르몬 조절 기능과 소변 조절 기능을 상실하고 시력마저 저하됐다. 왼쪽 눈은 거의 실명상태다. 시신경은 회복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호르몬과 소변 조절을 위해 준영이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 땀분비도 안돼 체온조절에도 어려움이 많다. 저녁 이후엔 체온이 38도 이상 오르기도 한다. 하루 종일 한시라도 가족의 보살핌이 없으면 준영이의 생명은 유지될 수가 없다.
『워낙 급작스럽게 당한 일이라…하지만 지금까진 어떻게든 살아왔는데…』 어머니 이순자씨는 준영이의 손을 잡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아버지 오국진(스테파노)씨는 『퇴직금을 당겨 받아 그동안 병원비 1000여만원을 해결했다』며 그러나 앞으로 계속될 치료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그저 막막할뿐』이라고 한숨을 지었다.
준영이는 2월말 퇴원후 매주 3일씩 충북대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는다. 보행과 균형, 근력강화를 위해서다. 또 정기적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소아과와 안과 신경정신과 진료도 받아야 한다. 이래 저래 들어야 할 돈이 매월 100여만원에 가깝다.
준영이네의 수입은 아버지의 월급이 전부다. 타이어 회사에서 3교대 근무하는 아버지의 월급은 야근수당까지 해야 120만원 정도. 네식구가 지금 살고 있는 17평 주공아파트도 머지 않아 처분해야 할 처지다.
『아무런 방법이 없습니다. 캄캄할 뿐이지요. 늦게 하느님을 알게됐지만 저희에겐 너무 큰 시련입니다』
※도움주실분=우리은행 702-04-107881 가톨릭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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