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을 보면 오순절에 다락방에 모여 기도하고 있던 마리아와 사도들 그리고 신도들에게 성령이 내려오신다. 그러자 그들은 성령으로 가득 차서 여러 가지 외국어로 말을 하기 시작하고 예언을 하고 계시의 영상을 보며 꿈을 꾸고(사도 2, 4.17), 예수님처럼 열정에 넘쳐 복음을 전하기 시작한다. 성령강림은 예수 부활의 완성이요, 교회가 시작된 위대한 역사적 사건이다.
오순절 평화의 수녀회(원장=김옥점 마리 아녜스 수녀)는 오수영(히지노) 신부에 의해 설립된 수녀회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마무리했던 교황 바오로 6세는 『교회의 일차적인 급선무는 언제나 성령강림을 생활화하는 것이다』라고 말하였으며 오수영 신부는 이러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새로운 전망을 온전히 받아들였다. 그는 오늘의 교회가 성령강림의 그 기적, 그 바람, 그 불의 영적인 힘을 체험함으로써 성령강림을 생활화해야 하며 이를 실제로 세상에 증거할 공동체로서 오순절 평화의 수녀회를 세운 것이다.
오순절 성령강림 후 믿는 이들은 서로 한 마음이 되어 하느님을 찬양하는 중에 섬김과 나눔의 삶으로써 세상의 귀감이 되었다(사도 2, 43~47 4, 32~37).
오순절 평화의 수녀회는 초대교회 공동체의 삶을 지금 이곳에 구현하고자 한다. 곧 초대교회 공동체에 내려오셔서 역사하셨던 성령강림의 뜨거운 힘으로 세상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서 섬김과 나눔, 찬미와 감사를 실천하려는 수도회가 바로 오순절 평화의 수녀회인 것이다.
한편 수녀회 명칭에서의 「평화」란 예수 그리스도와 성 프란치스코에게서 유래한 평화이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십자가사건 이후 여전히 불안해하는 제자들과 믿지 않는 토마스에게 나타나시어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요한 20, 26)하고 인사하셨다. 그 평화는 모든 유형, 무형의 피조물을 하느님안의 형제 자매로 보아 평화를 누렸던 성 프란치스코에 의해 구현되었던 평화이기도 하다.
이를 지향하는 오순절 평화의 수녀회 수녀들은 골로사이서 3, 12~17의 말씀을 그 구체적인 수도생활의 지침으로 삼는다. 즉 회원 모두가 하느님이 뽑아 주신 사람답게 따뜻한 동정심과 친절한 마음과 겸손과 온유와 인내로 마음을 새롭게 하고 서로 돕고 사랑하며 평화를 누리는 가운데 성시와 찬송가와 영가를 부르며 감사에 넘치는 진정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찬양하는 삶에 매진한다.
이를 통하여 성령이 맺어 주시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행, 진실, 온유, 그리고 절제의 열매를(갈라 5, 22~23) 맺고자 한다. 그리하여 회원 모두가 성령께 마음을 열어 그 인도하심에 온전히 순응하여 성령의 도구가 되는 것이며 동시에 초대교회 공동체에 놀라운 역사를 일으키셨던 성령의 그 역동적인 힘을 다시금 되살려 보고자 하는 것이다.
다른 여타의 수도회와 마찬가지로 성서는 오순절 평화의 수녀회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하느님의 생각은 하느님의 성령만이 아실 수 있다(1고린 2, 11.13~15). 그리고 성서를 모르면 성령을 알 수 없다는 오수영신부의 영성에 따라, 오순절 평화의 수녀회는 성서를 읽고, 쓰고, 외우며 생활화하는 데 특별한 중점을 두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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