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예수부활대축일 전 한주간을 성주간(聖週間)이라 하여 그리스도의 생애의 마지막 사건, 곧 그분의 수난과 부활을 성대한 예식을 통하여 기념하고 재현한다. 교회 전례상 이 주간은 가장 거룩하고 정점을 이루는 시기이다. 따라서 성주간에 대한 신자들의 이해를 돕고 모든 예식에 보다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성주간 전례의 주요 내용과 의미 등을 살펴본다.
■ 주님수난 성지주일
성주간의 시작을 알리는 주님수난 성지주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파스카 신비를 완성하시려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념하는 주일로, 임금이신 그리스도의 개선을 기념하면서도 다가올 수난을 선포하는 이중의 의미를 지닌다.
교회는 이날 성지(聖枝) 축복과 성지 행렬의 전례를 거행하는데, 이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백성이 종려나무와 올리브 나뭇가지를 들고 예수님을 환영한 데서 비롯한다. 사제는 이날 붉은 색 제의를 입으며 수난 복음을 장엄하게 봉독한다. 이날 축복된 성지(聖枝)는 1년동안 잘 보관했다가 다음해에 태워서 재의수요일 예절에 사용된다.
성주간 월요일에는 예수님의 죽음을 예고하고(요한 12, 1~11), 화요일에는 제자들의 배반(요한 13, 21~33.36~38), 수요일에는 유다의 배반과 예수님께서 파스카 축제를 지내신 사건(마태 26, 14~25)을 기념하는 복음을 읽는다.
■ 성목요일
성목요일은 사순절의 끝날이며 동시에 예수님께서 성체성사와 성품성사를 제정하신 것을 기념한다.
이날 오전에는 각 교구 주교좌 성당에서 주교와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성유축성미사를 봉헌하며, 미사 중에는 주교와 사제들의 일치를 드러내는 사제들의 서약갱신과 성유축성식을 가진다.
저녁에는 주님만찬 저녁미사를 봉헌하는데 이는 예수님의 몸과 피를 성부께 바치시고 제자들에게 봉헌하라 명하신 최후의 만찬을 재현한다. 강론 후에는 예수님께서 사랑과 겸손, 희생 봉사를 가르치기 위해 직접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신 것을 기념하는 발씻김 예식을 행한다. 미사가 끝나면 예수 수난에 대한 고통을 묵상하고 참회하기 위해 제대포를 벗기고, 십자가를 가린다. 이 때 성체는 본 감실에서 수난감실로 옮겨지며 신자들은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며 밤새 성체조배를 하게된다.
■ 성금요일
성금요일은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예수님의 죽음을 묵상하고 그 신비에 깊이 참여하기 위해 단식과 금육으로 재를 지킨다. 이날은 고해성사와 병자성사 외에는 모든 성사가 금지되며, 1년 중 유일하게 미사가 없는 날이다. 단 돌아가신 오후 3시경 말씀의 전례, 십자가 경배, 영성체 등 세부분으로 이뤄지는 주님수난예식을 지내게 된다. 신자들은 십자가 경배예식을 통해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가장 비참한 방법으로 돌아가신 예수님의 수난을 기억하고 죽음의 상징인 십자가를 희망의 상징으로 바꾸신 그리스도께 감사와 찬미를 드린다.
■ 성토요일·부활성야
성토요일은 그 성격상 부활성야 예식 전과 후로 구분된다. 부활성야 예식전까지는 본의미의 성토요일(Sabbatum Sanctum)로서 무덤에 묻히신 그리스도를 기억하는 날이다. 이날 제대는 비어있고 아무런 예식도 거행하지 않는다.
해가 진 후 부활성야 전례가 거행되는데 이 때부터 「알렐루야」를 노래하며 그리스도께서 죽음의 사슬을 끊으시고 승리자가 되신 참된 해방의 밤을 기념한다. 부활성야 전례는 빛의 예식, 말씀 전례, 세례예식, 성찬 전례의 4부로 나눠지는데 특히 성찬 전례는 십자가 제사의 기념제이자 영원한 생명을 미리 맛보게 하는 성사로서 부활의 정점을 이룬다.
성주간 동안 행하는 이 모든 전례는 예수님께서 완성하신 구원 사건들을 기념하며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성사적으로 실현되고 있다. 따라서 신자들은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전례 참례로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며, 영광스럽게 다가오는 부활을 기쁘게 맞이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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