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7년 복자 안니발레 마리아 디 프란차 신부에 의해 이탈리아에서 창설된 「거룩한 열정의 수녀회」는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으니 그 주인에게 추수할 일꾼을 보내 달라고 청하여라』는 마태오 복음 말씀을 그리스도께로부터 받은 수도회 설립의 은총, 카리스마(carisma)로 받아들이고 있다.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과 치열한 생존경쟁 사회에서 낙오된 사람들, 정신적 소외감으로 고립되어 사는 사람들, 그리하여 그 고귀한 삶을 피기도 전에 포기하는 사람들을 초대해야 할 그리스도의 복음 전파자들이 부족한 상황을 수도회가 펼쳐나가야할 가장 기본 소명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곧 「청하여라(Rogate)」로 시작되는 그 말씀은 거룩한 열정의 수녀회 회원 모두에게 명령이자 권고이며 하느님 나라 확장을 위해 일할 일꾼을 보내 달라고 끊임없는 간청으로 이어진다.
이와 같은 영성으로 회원들은 청빈 정결 순명의 서원과 함께 성소를 위한 기도의 사도직으로서 청하여라 (Rogate)를 제4서원으로 삼고 있다.
「청하여라」 영성은 거룩한 열정의 수녀회의 고유한 색깔이다. 사도직은 그 시대의 상황이나 요구, 교회의 필요에 의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겠지만 추구하는 기본 영성에는 변함이 없다.
창립자는 이와관련 『성소위기는 기도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것은 그리스도께서 친히 명하고 지적해 준 것이기 때문에 틀림없는 치료약이며 구제책입니다. 성소는 은총처럼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것입니다』라고 설파했다. 회원들은 착하고 부지런한 일꾼은 자신들의 편안함이나 안위를 추구할 틈이 없다는 것, 즉 그들의 삶은 오직 하느님의 영광과 인간의 구원을 위해 내어주는 삶이며, 「Rogate」를 기본 정신으로 삼아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님의 성심과 하나 되어 거기서 힘을 얻고 함께 살아가는 회원들과 이웃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실천하며 거룩한 열정의 수녀회의 소명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851년 이탈리아 메씨나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1878년 3월 16일 요셉 과라니 대주교에 의해 사제로 서품된 안니발레 신부는 서품 후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성심에 대한 뜨거운 사랑으로 힘없고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하느님과 이웃」이라는 이상을 실현시키며, 빈민가인 아비뇨네 사람들을 위해 헌신적 삶으로 복음을 전파했다.
성소의 소중함을 가슴깊이 간직한 채 평생을 가난한 이들과 함께 했던 그는 성소의 보석은 구체적인 희생과 인내, 가난한 이들에 대한 봉사가 수반될 때 그 찬란한 빛을 발한다는 것을 삶을 통해 제시했다.
회원들은 이러한 창립자 정신을 본받아 먼저 하느님의 참된 일꾼들이 되고자 힘쓰며, 사도직 활동을 통해 다른 이들이 각자의 부르심에 합당한 응답을 드리며 좋은 일꾼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또한 교회가 꼭 필요로 하는 일꾼들을 보내 달라고 끊임없이 하느님께 기도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안니발레 신부는 1927년 76세를 일기로 선종했으며 1990년 10월 7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복자품에 올랐고 이번 5월 시성식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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