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친정아버지를 여의고 어느덧 100일이 다가옵니다. 친정은 도덕회라는 종교를 신봉하고 있습니다. 친정에서는 도덕회에서 100일제를 드린다고 이번 주말에 도덕회에 가족이 모두 참석하기를 바랍니다. 참석하기는 해야하는데 혹시 절이라도 하라고 할까봐 걱정이 됩니다. 친정어머니는 모든 종교는 하나로 통한다면서 아버지니까 괜찮다고 하십니다.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A. 친정어머니의 관점이 전제가 된다면 그 종교 집회에서 절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됩니다. 어머니의 인격이 무시당했다는 것과 아버지에 대한 불효의 인상을 주지 않아야 되지만 그 앞에서 절을 하는 것은 신관(神觀)의 오류를 인정해주는 것이고 오히려 굳게 해주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평화와 영원한 생명은 상대방을 존중하면서도 겪게 되는 투쟁과 희생의 결과입니다.
우리는 신앙을 증거해야 하는 자리에서 「존중」이라는 이름으로, 「이해」라는 이름으로, 「불편하지 않게」라는 이름으로 자기의 불신앙과 비겁을 합리화하려는 유혹을 종종 받습니다. 그리고 그 너그러움, 포용을 종교간의 대화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종교간의 대화를 너도 옳고 나도 옳다는 객관주의나 상대주의로 생각한다면 종교간의 대화를 전적으로 잘못 이해하는 것입니다.
3+4=7입니다. 이것은 진리입니다. 만약에 3+4=5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에는 『당신들은 어리석습니다. 이단입니다』라고 했다면 지금은 3+4=5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10이하의 자연수라는 차원에서는 당신과 우리들과는 같습니다. 당신과 우리들은 단지 2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7이 답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왜 그렇게 되는지 원하신다면 알려주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각 종교에 분명 진리의 요소가 없지 않습니다. 그 진리의 씨앗을 존중하면서 진리 자체이신 예수님을 알릴 의무는 어떠한 경우에도 면제되지 않습니다. 사도 바오로의 「아레오파고」법정에서의 연설(사도 17, 22∼27)은 종교다원주의에로의 유혹에로 기우는 우리에게 진정한 기준이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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