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을 당기지 마시고 손가락을 이용해 만져주세요. 선이 하나 하나 겹쳐져야 합니다』 『만들기에 몰두하다 보면 매듭이 10개가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간격도 맞춰 주세요』
4월 28일 오후 서울 성산2동본당(주임=김한석 신부)에서는 로만 칼라 차림의 사제가 빨갛고 파란 끈으로 매듭 만들기를 가르치고 있었다.
『이것 좀 봐주세요』 『이렇게 하면 된건가요』
강사로 나선 조지훈 신부(목 5동 본당 보좌)는 40명 가까운 수강생(?) 들에게 둘러 싸여 이리저리 팀을 오가며 몇번이고 「다시 한번 해보라」는 요청에 시범을 해보이는 모습이다.
평소 개인적으로 매듭 묵주를 만들어 오던 취미 차원의 작업이 대중 강연으로 처음 공개된 탓인지 강의 시작한지 30여분이 지나도 진도가 나가지 않자 칠판까지 등장, 이론과 실기가 곁들여진 강좌로 이어졌다.
이날 조신부의 매듭 묵주강좌는 김한석 주임 신부와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97년경 성산동본당 신학생이었던 조신부가 당시 보좌 신부로 있던 김신부에게 매듭 묵주를 선물했던 것이 계기.
이후 평소 구역 방문 등을 하면서 신자들이 무언가 만들고 배우기 좋아하는 취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눈여겨본 김신부는 「본당 안에서 그 기회를 만들어 보자」고 마음먹은 차에 그때의 「매듭 묵주」를 떠올리고 조신부를 강사로 초빙하게 됐던 것.
조신부는 『누구나 매듭 만들기만 익히면 매듭 묵주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제작비용이 저렴한 것도 장점이라고.
그는 신학생 시절 「매듭 묵주 짱」 으로 소문 날만큼 묵주를 잘 만들곤 했다. 그간 선물한 묵주만 100여개를 헤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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