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율 급증과 함께 동반하는 병리현상들 가운데 특별히 자녀양육권문제는 버려지는 아이들 문제만큼이나 또 다른 병리현상들을 양산해 내는 원인이 되고있다.
왜냐하면 이혼이 두 배우자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부부갈등과 부부관계 분열이 자녀들에게 광범위하게 해로운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즉 우울, 철회행동, 빈약한 사회적 능력, 건강문제, 학업능력의 저하, 수행과 관련된 다양한 장애, 수명의 현저한 단축, 언어 장애, 공격적인 행동 등이 나타난다.
이러한 부정적 경험과 상처를 충분히 극복하지 못한 채 재혼한 가족들은 서로가 이전의 가족 관계에서와 같은 기대감을 가지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 새로운 역할에 큰 변화를 가져와 슈퍼 부모가 되려 하거나 성급하게 아이들을 지배하려는 경향이 있다,
또 이전 배우자 아이들의 호감을 사기 위해 서로 경쟁하게 되어 예측하지 못했던 갈등과 혼란을 겪는다.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큼 가정폭력에 시달려 이혼을 할 수밖에 없었던 자매가 재혼 후 삶에 안정을 찾으면서 전 남편에게 두고 온 자녀 문제로 상담을 한 적이 있었다.
오래 떨어져 어색해진 이들에게 만나는 공간도 문제였지만 대화도 하기 전 아이들에게 거부를 당할까 두렵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이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교회에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도움을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자녀를 데리고 재혼하는 경우 대부분 자녀가 계모 계부라는 사실을 모르고 성장해 주기를 바라거나 숨기려 하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문제는 자녀들이 부모가 알려 주기 전에 너무 빨리 눈치를 채거나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 문제행동을 일으키는데 있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아직도 자녀양육문제는 부부의 공동문제라기보다 여성만의 문제인양 여성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와 죄책감의 강도가 남성들보다 훨씬 높다는 점이다.
재판 신고 시 기록한 이혼 사유들을 보면 부부불화 80%, 가족간의 불화 20%라고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부부간의 불화요소들을 살펴보면 갈등해결 문제차이, 대화 기술 부족, 자녀 양육방식에 대한 갈등, 성적인 불만족, 애정표현의 문제, 공유시간의 문제, 원가족 문제 등으로 세분화 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진단하는 건강한 가정이란 문제가 없는 가정이 아니라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며 살아가는 가정을 말한다.
또 그리스도인들에게 재혼은 종교가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많은 신자들이 교회의 도움 없이 세속적으로 재혼을 하게 되고 공동체와 성찬례에 대한 문제로 고민을 하면서 새로운 가족의 구조에서 겪는 어려움까지 겹치게 되면 교회와 더욱 멀어지게 된다.
재혼하려는 부부들에게 실패한 혼인에서 비롯된 상처와 아픔을 치유시키고 교회로 이들을 불러들여 건강한 가정으로 거듭나도록 희망을 주는 사목적 배려가 필요하다.
본당에서는 구체적인 지원으로 미묘한 문제를 지닌 재혼가정들을 진실로 도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신자들은 가정의 미래와 교회의 미래에 희망을 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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