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동생이 중국에 유학을 갔는데 한인성당이 너무 멀어서(차로 40분 이상 소요) 가까운 애국회성당에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가까운 곳에 한인성당이 생겼는데도 그동안 친숙해졌다며 애국회성당에만 나가려고 합니다. 이렇게 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는지요?
A. 애국회성당만 고집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알았으면 제가 답변을 하기에 좀더 여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신앙은 내 편의에 의해서 선택되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쌀이 떨어졌는데 라면이 있다면 라면이라도 먹여야죠! 그러나 분명히 쌀이 있는데 밥을 거부하고, 라면이 간편하고 편리하다고 해서 라면만 고집한다면 영양실조에 걸립니다. 한인성당에 갈 수 있는 조건이 된다면 당연히 한인성당에 다녀야하는 것이 옳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르려면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마태16, 24)고 하셨는데 내 십자가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안락과 편리가 포기되지 않으면 우리는 합리화와 핑계의 명수가 됩니다. 항상 주님의 뜻이 중요하지 내 편의가 아닙니다.
애국회성당은 정치적인 문제가 결부되어 있고 가톨릭교회의 교도권을 부정하잖아요! 배에 탄 선원이 선장의 말을 무시한다면 온전한 항해를 할 수 없습니다. 교회일치운동의 사명감 때문에 애국회 성당을 고수한다면 교회의 가르침의 지도를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먼저 나 자신이 가톨릭교회의 수장이신 교황님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하고 교도권을 존중해야 합니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만들어 내듯 오류는 또 다른 오류를 양산합니다. 진리에 머물기 위해서는 교도권과의 일치가 아주 중요합니다. 내 편의에 의한 신앙은 위험합니다.
『완전한 길이 얼마든지 있는데 무엇 때문에 알쏭달쏭한 것을 가지고 주님을 섬기려고 합니까?』(예수의 대 데레사, 완덕의 길, 제18장 9항) 물론 애국회성당에서 누렸던 좋았던 요소들과 장점들은 온전히 보존되고 발전되어야 할 것입니다.
[신앙상담] 한인성당 멀어서 애국회성당 다녀
안락·편의 포기하고 교도권과 일치해야
발행일2004-05-16 [제2398호,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