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편 2부
제2장 치유의 성사들 - 제4절 고해성사
대사(大赦)란?(1471~1479)
우리는 지난번 해설 56회에서 대사에 관하여 간략하게 말하면서 다음 회(57)에서 다시 논하기로 하였다. 교회의 대사 제도에 관하여 많은 오해가 있고, 대사 증서를 「면죄부(免罪符)」라고 오역하여 사용하고 있으므로 그것을 특히 지적하기 위하여 다시 여기서 논하고자 한다.
1. 대사의 유래
대사 제도는 고해성사의 한가지 요소인 보속에 관련된 것이다. 윤리신학에서 죄에 대하여 논할 때에는 죄의 악성(惡性)을 잘못(Culpa)이라 하고, 죄의 결과를 벌(Poena)이라 하여 죄악과 죄벌을 구별한다. 대사는 죄악에 직결되는 개념이 아니고 죄벌에 직결되는 개념이다.
풀어서 말하자면, 대사는 죄를 사하는 제도가 아니고, 이미 사함을 받은 죄의 처벌을 경감하는 제도이다. 고대 교회에서는 드러난 큰 죄에 대하여 대단히 무거운 보속을 부과하였고, 중세기로 내려오면서 상당히 완화된 보속을 부과하였으며, 11세기부터는 보속을 경감하는 방법으로 대사 제도가 도입되었다.
2. 대사 도입의 근거
세례성사를 받은 모든 사람은 그리스도의 신비체의 지체가 되어 교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교회가 가지고 있는 그리스도의 무한한 구속 공로와 천당과 연옥과 지상에 있는 모든 신앙인들의 선행과 공노를 공유(共有)하고 있다. 이 현상을 모든 성인의 통공(通功)이라 한다.
고해성사로 사죄를 받은 고해자에게 교회는 모든 성인의 통공 교리 안에서 교회가 가지고 있는 그리스도와 성인들의 공노를 나누어주어서, 본인이 감당해야 될 보속의 일부분을 사면해 주는 제도가 대사 제도이다. 그래서 대사제도의 근거는 주님께서 교회에 맡기신 맺고 푸는 권한(요한20, 21~23)과 모든 성인의 통공 교리이다.
3. 대사의 적용
교황과 추기경과 교구장인 주교와 기타 관할권을 가진 각급 주교들이 법규정에 따라 여러 가지 대사를 베풀 수 있다. 세례받은 신자들은 파문 상태에 있지 않으면 대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예비신자들은 축복은 받을 수 있어도 대사는 받을 수 없다.
대사를 받을 자격이 있는 신자가 실제로 대사를 받으려면, 대죄가 있는 경우에는 먼저 고해성사로 은총 지위를 회복하여야 하고, 대사를 받을 의사를 가지고 지정된 선행을 정한 시기와 장소에서 정한 방식대로 이행하여야 한다(교회법 996조). 본인이 받은 대사의 전부 또는 일부분을 연옥 영혼에게 양보할 수는 있지만 다른 생존자에게 양보할 수는 없다(교회법 994조).
※참고 「면벌부(免罰符)」라면 몰라도「면죄부(免罪符)」라는 말은 전적으로 잘못된 용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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