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혈선교수녀회의 창설 역사는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하다. 우여곡절도 많았고, 그에 따른 창설자의 고뇌와 희생, 초창기 공동체 회원들의 고난도 적지 않았다. 보혈선교수녀회의 창설 역사를 이해하는데는 『아무도 가지 않으면 내가 가겠소』라는 창설자 프란치스코 판너 아빠스의 말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수도회 탄생의 역사적, 신앙적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또 「수도자이며 선교사」란 말의 뜻도 여기서 비롯된다.
이제 그 뜻을 이해하기 위해 간략하나마 창설자의 이력을 살펴보자. 창립자 프란치스코 판너(본명 웬들린 판너)는 1825년 오스트리아 랑겐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1845년 브릭스의 신학교에 입학해 사제수업을 받았고, 1850년 교구 사제로 서품됐다.
13년간 사제로 활동하던 그는 건강악화로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 성지순례 도중 트라피스트 수도회원으로 여생을 마감할 뜻을 갖게 되고, 1863년 당시 나이 38세에 독일 아이펠에 있는 마리아발드 트라피스트 수도회에 입회한다. 1869년 보스니아(현 유고슬라비아)에 트라피스트 수도원을 세우도록 명을 받은 그는 「마리아 스틴」 수도원을 세우고 이후 11년간 아빠스로 헌신했다.
사부(師父)의 선교열정
1879년 9월 프랑스에서 열린 총회에서 남아프리카 주교의 초청을 접한 판너는 『아무도 가지 않으면 내가 가겠소』라는 말을 남기고 아프리카 선교를 자원한다. 1880년 31명의 다른 수사들과 남아프리카 단브로디에 도착한 그는 현지 주교의 도움으로 1882년 12월 「마리안 힐」 수도원을 세우고 정착하게 된다.
당시 수사들은 원주민과의 직접 접촉이 불가능했으므로 선교잡지를 발간하고 유럽에서 젊은 여성들을 초대했다. 마침내 1885년 9월 8일 독일에서 5명의 젊은 여성들이 선교 협력자로 살기 위해 도착했고, 이것이 보혈선교수녀회의 창설이다.
보혈선교수녀회의 창설 역사에선 초대 총장 마더 파울라를 빼놓을 수 없다. 공동창설자로 불리는 파울라 수녀는 1886년 아프리카에 와서 이듬해부터 수련장을 맡으며 온전한 신뢰와 용기, 뛰어난 지혜와 책임감으로 사부의 신임을 얻었다.
이후 1905년 모원(母院)의 유럽 이주와 1906년 보혈선교수녀회 승인을 주도했고, 1907년 초대 총장에 선출되어 이후 12년간 공동체를 이끌며 초창기 수도회 발전에 초석을 놓았다.
보혈선교수녀회는 현재 전세계 21개국에서 960여명이 활동중이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아프리카에서 선교 및 수도생활에 종사하고 있다. 아시아에선 한국 수녀회가 유일하다.
한국에는 아프리카에서 선교활동중이던 장효은, 장효숙, 강효선 3명의 한국인 수녀(사진 참조)가 1986년 11월 24일 당시 청주교구장 정진석 주교(현 서울대교구장)의 초청으로 입국했다. 외국인 선교사를 동반하지 않고 한국인 수녀들만 입국해 수도회를 시작하게 된 것은 한국에서 최초의 사례다.
1988년 첫 지원자 4명이 입회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서원자 35명이 본당사목, 장애인 및 노인복지, 교육사업, 피정지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1989년 현재의 자리에 부지를 마련하고 1990년 10월 수녀원과 피정의 집을 신축 봉헌했으며 1998년에 한국지부로 승격됐다.
※성소상담 및 문의=(043)260-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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