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회의자료」(Instrumentum Laboris, 의안집)는 아시아의 가정이 아시아의 다양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상황을 그대로 반영함을 지적하고 어려움에 처한 아시아 가정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 중에는 한국 가정도 공통적으로 겪는 내용도 있으며 일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상황도 있다.

「회의자료」는 우선 아시아 가정이 다양한 상황과 형태로 변화됐음을 지적한다. 즉 「전통적」인, 나아가 「이상적」으로 생각됐던 가정과 오늘날 아시아의 가정 상황은 분명히 다르다.

가족간에 신앙이나 문화가 상이하거나, 편부모 가정을 포함해 가족 구성원이 함께 거주하지 못하는 어려움도 있다. 부모가 동성인 가정처럼 이른바 「포괄적인」 가정들이 생겨나고 있기도 하다.

빈곤

빈곤은 아시아 가정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 중 하나이다. 특히 오늘날 아시아 빈곤은 이른바 경제의 「세계화」로 인해 더 악화된다. 이런 상황은 세 가지 측면에서 지적되고 있다.

첫째, 농촌 가정의 빈곤이다. 경제 자유화와 수입 규제 철폐로 수입 농산물이 국내 상품보다 싼 가격에 판매돼 불공정한 경쟁에서 정부의 보호와 안전망이 사라진 농촌 가정들은 극심한 빈곤에 떨어진다.

둘째, 도시 가정의 빈곤이다. 농촌 빈곤층이 도시로 몰려와 빈민가를 형성, 열악한 생활 조건 속에서 살며, 이로써 범죄, 가정폭력, 가정 붕괴가 양산된다.

셋째, 늘어나는 이주 현상이다. 수백만의 아시아인이 가난으로 인해 가정을 떠나 일자리를 찾아 이주한다.

세계화의 영향들

경제의 세계화는 문화의 세계화를 초래하고 서구 세속주의가 아시아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세속화 과정은 아시아 가정의 가치 체계를 바꾸었고 이러한 변화를 가져온 요인은 경제적 요인과 함께 대중 매체의 혁명적 발전이다.

문화의 세계화 과정은 전통적 가정 가치관과 문화의 해체를 가져왔다. 신자유주의, 세속주의, 물질주의, 쾌락주의, 소비주의로 물든 기술 문화의 정신은 아시아 문화에 이질적이고, 아시아 가정의 전통 가치에 역행한다. 특히 대중매체는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교묘하게 이러한 과정을 진행시켰다.

나아가 문화의 세계화는 지식과 정보의 면에서 새로운 형태의 빈곤을 낳았다. 이전과 달리 물질적인 빈곤 외에 지식과 지식 접근의 빈곤이 가난한 가정들을 더욱 소외시킨다. 이런 상황에 대응해 근본주의에 대한 의존이 자주 나타나는데, 극단적 형태의 근본주의는 아시아에 긴장을 가져오는 불용과 더 나아가 테러리즘을 불러오기도 한다.

아시아 가정의 가부장제

아시아에서 여전히 가부장제는 남녀의 역할을 결정짓는 요인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가부장제가 출산전 성 감별과 선택을 하도록 하는 사악한 측면을 드러내기도 한다.

남녀의 평등이 인정되기 시작함에 따라서 여성의 역할에 점진적인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다양한 형태의 여성 해방 운동이 긍정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정과 사회에서 여성 차별과 억압이 상존한다.

아시아 가정에 나쁜 영향을 주는 또 한 가지 현상은 어린이 노동의 만연이다. 빈곤과 사회적 불평등으로 수많은 어린이가 노동으로 내몰리고 있다. 아시아에서 정부의 인구 정책은 특별히 가난한 가정을 대상으로 한다. 선진국들은 개도국에 대한 원조의 조건으로 인공 피임을 강조하는 산아 제한책들의 법조화를 내건다. 이들은 아시아인의 이주 현상을 경제적 위협뿐만 아니라,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본다.

아시아에서는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무력 분쟁으로 많은 가정들이 난민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도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