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간 병마와 싸워 온 한 신부가 자신의 전재산 5억원을 복지단체 등에 기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광주대교구 화순본당 주임신부를 끝으로 일선에서 은퇴한 광주대교구 백용수(66) 신부는 큰 수술을 앞두고 사제생활 38년동안 받은 월급과 신자들이 준 치료비 등을 모은 5억원을 광주 가톨릭사회복지회와 복지단체 등에 전달했다.
66년 사제품을 받고 사목생활을 시작한지 10년째, 그에게 병마가 찾아들었다. 물 한방울 조차 제대로 넘기기 힘든 식도기능 마비증이었다. 백신부는 고통의 나날이었지만 보성.벌교.비아.남평.화순본당 주임 등으로 사목생활을 하는 동안 아픔을 이겨내며 신자들과, 또 가난하고 헐벗은 이들과 함께 했다. 그가 가진 것은 검정색 끌레이셔츠(사제 복장)와 낡은 수단 1벌, 그리고 중고차 한 대가 전부였다.
현재 화순전남대병원에서 묵주 하나에 의지한 채 외로운 투병생활을 해오고 있는 백신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회복지시설을 하나 만들어 그들에게 안락한 쉼터를 제공하는 것이 마지막 바람이었다』고 말하는 백신부에게 최근 십이지장 주변에 혹이 더 크게 번져 소박한 꿈마저 이루지 못할 것 같아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백신부는 『사제직분을 마지막까지 이행하게 해주신 하느님께 감사 드린다』며 『이 기금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의 결실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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