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얼마전 어린 아들을 사고로 잃었습니다. 제가 해야 할 보속이 있어서 고통이 필요하다면 제가 대신 받고 싶은데, 아무런 죄도 없는 자식을 잃고나니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의미가 없어지더라구요. 신자로서 하느님의 뜻이 어디 있는지 수없이 생각해봤지만 죄없는 자식에게 고통을 주신 하느님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A. 미생물은 현미경을 통하지 않고서는 볼 수 없듯이 고통 또한 신앙 없이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자매님께서 경험하신 것처럼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고통을 묵인하시는 것 같고 어떤 면에서는 무능력하게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어쩌면 하느님께서는 당신 스스로 「무능한」 존재가 되기로 결정하셨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예수님께서 최후까지 저주의 상징인 십자가에 달리셨다는 사실! 그리고 마지막 돌아가실 때 『하느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마르 15, 32)라고 부르짖으셨다는 것은 우리를 더욱 놀라게 만듭니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 신앙인들은 예수님 사랑의 정수(精髓)를 여기에서 찾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지우셨습니다』(이사 53 ,6)
따라서 인간의 고통은 그가 믿음의 씨앗을 간직하고 있다면 필연적으로 예수님과 연결됩니다. 예수님은 부활로써 죄에 대한 승리, 고통에 대한 영광을 누리셨고 우리 몸의 지체로서, 성체성사로서 우리와 한 몸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죽음 너머의 참된 삶, 고통 너머의 참된 영광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착한 이들의 고통은 예수님의 삶을 닮았습니다. 지금 우는 사람들이 이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버림받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영광을 누리는 것입니다. 『슬퍼하는 사람는 행복하다』(마태 5, 3)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불행을 축복으로 만드시는 분입니다. 자매님은 아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눈물로 씨 뿌리던 사람이 기쁨으로 곡식 단 거두리이다』라고 신앙인들은 고백합니다. 시련은 항상 내 믿음의 깊이를 드러내지만 더 큰 희망을 가지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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