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청소년 법인의 교육 사업은 신자가 아닌 학교 및 지역 청소년 집단에게도 영역을 확대함으로써, 본당 주일학교 위주로 이뤄졌던 교회의 청소년 사목이 사회를 향해 한 발짝 더 영역을 넓혔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 청소년 주일을 맞아 각 교구 청소년 법인의 다양한 활동과 노력을 살펴보고, 향후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모색해 본다.
청소년 법인, 어떤 일 하나?
현재 한국 천주교 내에 청소년 법인을 설립한 교구는 서울, 인천, 수원, 대구, 전주, 안동, 마산, 부산 등 8개 다.
이들 중에는 담당 사목자를 파견하고 청소년 시설을 설치하거나 도?시 단위의 청소년수련관을 위탁 운영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는 교구도 있고, 여러 가지 사정에 따라 아직 초기 준비 단계인 교구도 있다.
인천교구는 8개 교구 중 가장 빠른 1996년 12월 (재)인천가톨릭청소년회를 설립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인천청소년회는 설립 초기 지역사회 학교와 본당 교리교사가 주축이 된 문화사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연계 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는 영상 지도자 교육 및 제작 활동 분야에서 전문성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2000년에는 인천시로부터 「청소년 쉼터」를, 2002년에는 연수구청소년수련관과 동구청소년수련관을 위탁받아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교구는 1999년 (재)서울가톨릭청소년회를 설립했다. 서울청소년회는 설립과 동시에 지금까지 청소년 상담실 「까르딘 청소년 상담터」를 운영해 오고 있으며, 2001년부터는 「한민족역사문화탐사」 활동을 시작으로 「청소년유럽배낭여행」과 「청소년중국문화탐사」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또 2002년부터는 서울시로부터 지원을 받아 해마다 「명동 청소년 거리 축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청소년을 위한 출판 및 영상물 제작 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밖에도 서울청소년회는 「서울특별시립 보라매청소년수련관」, 「서초구립유스센터」, 「서울특별시립 성동청소년수련관」 등 3개의 청소년 수련관을 서울시로부터 수탁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과 인접한 곳에 용문청소년수련장과 양지청소년수련원 등 자연권 수련 시설을 갖고 있다.
수원교구 (재)대건청소년회는 산하에 「우산청소년야영장」과 「성 필립보 생태마을」, 「성남시 분당청소년수련관」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각종 청소년 교육과 상담, 부모교육, 청소년 지도자 양성, 문화생활강좌, 국제교류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전주교구 (재)전주가톨릭청소년육성회는 2002년 전주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솔내 청소년수련관」을 통한 다양한 활동이 눈에 띈다. 특히 수련관이 운영하고 있는 온?오프라인 「청소년 상담실」은 전문 상담위원이 상주하며 청소년들에게 자상한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밖에 대구대교구 (재)대구가톨릭청소년회, 마산교구 (재)반석청소년재단, 부산교구 (재)부산가톨릭청소년회, 안동교구 (재)안동가톨릭청소년회도 지역 사회의 타 단체들과 연계한 다채로운 사업을 벌이며 청소년 사목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새 복음화 장, 청소년수련관
특히 각 교구 청소년법인이 시나 도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청소년수련관」은 청소년들의 문화와 휴식 공간을 넘어 교회 차원의 선교 및 새 복음화의 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본당 주일학교 학생들과, 공교육 현장의 일부에서 활동 중인 학교 레지오 및 셀(cell) 등에 속해 있는 청소년들만을 위주로 사목을 펼쳐온 교회가 일반 청소년과 신앙을 잇는 통로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서울대교구 김범연 신부(성동청소년수련관 관장)는 『교리교육이나 복음선포 같은 직접적인 종교 교육은 시행할 수 없지만, 인성?심성 교육을 중요시하는 가운데 교회의 정신적, 영성적 가치를 심어줄 수 있다』며 『본당이나 학교와는 달리 청소년수련관은 「청소년」이 진짜 주인이라는 데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청소년수련관을 찾는 학생들이 점차 증가하면서 교구 내 본당 주일학교와의 연계 교육 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수련관에서 교리를 가르칠 수는 없지만, 교육 기자재나 공간, 부대 시설 등을 지원 받음으로써, 본당 주일학교 행사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 부분이다.
▲ 교회 청소년 법인이 펼치는 다양한 교육 사업이 21세기 청소년 사목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사진은 해양 스포츠 캠프에 참여한 청소년들.
관심·투자 늘려야
교회가 청소년을 위한 법인체를 만들고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은 청소년을 종속적 존재나 피교육자로 보는 관점을 탈피, 이 사회의 한 축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 동시에 교회의 청소년 복음화라는 대전제가 「주일학교」라는 한 부분에서만 운운되던 것에서 교회 안의 청소년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청소년들에게 다가선 가시적인 성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몇몇 교구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인 교구 청소년 법인의 활동이 만족할만한 단계에 도달하지는 못했다는 것에 있다. 소수의 청소년 법인이 해를 거듭해 온 꾸준한 노력과 교회 어른들의 관심과 배려에 힘입어 놀랄 만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대부분은 부족한 여력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교구 홍현웅 신부(인천가톨릭청소년회 지도)는 『각 교구 법인간의 원활한 협력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가톨릭청소년연맹」(가칭) 정도의 전국 조직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각 교구의 취약한 점을 보완하고 시너지 효과를 높임은 물론 상대적으로 청소년 자원이 부족한 교구와도 연계할 수 있는 네트워크로 발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교회가 청소년 사목의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교회는 교구 청소년 법인의 교육 사업이 더 풍성하게 열매 맺을 수 있도록 투자와 사업 확대에 여러 도움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