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회의자료」(Instrumentum Laboris, 의안집)는 오늘날 아시아 가정의 현실을 살펴본데 이어 제2부 「신학적 사목적 성찰」에서 생명 문화의 의미, 하느님 가정인 교회에 대한 가르침, 가정이 지닌 성소와 사명, 그리고 생명 문화 건설을 향한 가정 영성에 대해 살펴본다.
온전한 생명 문화
회의자료는 우선 생명 문화와 그 문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을 이해하는데 아시아의 고대 종교적 철학적 전통들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사목적 신학적 성찰에 있어서는 가톨릭의 관점에서 나올 것임을 지적한다.
교회는 생명을 억압하는 모든 것을 단죄한다고 천명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모든 것은 죽음의 문화의 일부이고, 생명 문화는 임신되는 순간부터 죽음과 세상 종말까지 온전한 인간 생명을 존중하고 증진하며 향상하고 그 생명에 이바지한다고 설명한다.
생명 문화의 바탕에는 하느님의 사랑이 있다. 창조로 만물은 상호의존 관계로 연결되고, 인간은 그에 대해 고귀한 의무와 영예로운 관리 직분을 행사함으로써 사랑으로 보살피고 다스리는 하느님의 지배를 반영함을 인정해야 한다.
구약에서 하느님과 선택된 백성이 맺은 계약은 생명 문화의 결정적 사건으로, 이 계약 관계는 가족 관계, 특히 부부 관계로 표현된다. 구약성서에서 생명 문화는 하느님의 사랑의 선물인 생명, 계약의 요구로써 하느님과 이루는, 그리고 특히 가난한 사람들이나 곤궁한 사람들처럼 다른 이들과 이루는 친교와 연대, 마지막으로 충만한 생명에 대한 하느님의 약속을 강조한다.
신약에서,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신 것 만큼 숭고한 하느님의 사랑은 없다. 예수님이 주시는 새 생명은 세례 때 주어진다. 신자들은 세례를 통해 죄로 얻은 죽음에서 그리스도 안의 생명으로 옮아간다.
하느님의 가정인 교회
생명을 주는 예수님의 사랑에는 신자들과 예수님의 인격적 관계 이상의 것이 있다. 「예수님의 피」로 봉인된 사랑과 생명의 계약이 다시 한번 하느님과 새 계명을 받은 새로운 신앙의 백성 사이의 새로운 관계의 핵심에 놓인다. 예수님의 희생적 사랑은 새로운 공동체, 곧 성령 안에서 태어나는 신앙의 가정을 이루게 한다.
바오로는 계약 관계를 이웃 사랑이라는 말로 요약했다. 따라서 성령 안에서 사는 삶은 모든 사람과 또 모든 사람을 위해 친교와 연대를 맺는 삶이다. 구약에서와 마찬가지로 신약성서에서도 하느님의 생명의 선물, 충만한 생명에 대한 하느님의 약속, 사랑, 친교, 연대는 생명 문화의 근본 특징을 이루는 중요한 실재들이다.
가정은 사랑과 생명, 계약과 친교의 지성소이다. 지상에서 하느님 가족인 교회의 생활은 충만한 생명을 미리 맛보게 하는 은총이며 생명을 향한 여정에서 수행해야 하는 의무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가정은 죽음의 문화에 반대해 생명 문화의 중심을 이룬다』고 말했다. 작은 교회인 가정은 명백히 신앙, 기도, 친교의 공동체이다. 가정의 출발에는 하느님과 인간의 계약을 반영하는 남녀간의 거룩한 계약이 있다. 그것은 남편과 아내의 사랑과 생명의 계약이다.
「그리스도와 교회의 일치」는 부부 사랑의 모범이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에게 그리스도의 사랑과 교회의 사랑에 대한 서사이며 남편과 아내의 부부사랑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사랑과 일치를 구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혼인으로 이뤄지는 사랑의 계약 안에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근본적인 것이다. 하느님은 처음부터 혼인을 깨지 못하도록 명령했고 출산을 통한 하느님 생명의 선물을 철저히 받아들이도록 하셨다. 사실상 부부는 근본적으로 모든 새 생명을 받아들여야 한다. 모든 어린이는 하느님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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