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76세의 연로한 몸에도 불구하고 주위의 시각장애우가 미사에 참례할 수 있도록 사랑의 지팡이 역할을 해주시는 이금순(마리아) 할머니를 소개합니다…』
『저는 안득수(마리오) 의사 선생님을 추천합니다. 안선생님은 대학병원에 근무하면서 가난하고 어려운 형제들의 치료비를 대신 내주시는 등 환자와 보호자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등불입니다…』
전주 전동본당(주임=김준호 신부)이 본당의 숨은 일꾼을 찾아 칭찬하는 「칭찬릴레이」를 실시해 신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을 신자들로부터 추천 받아 매월 본당 월보 「순교 일번지」에 이들의 사진과 사연을 소개하기 시작한 것. 지난해 초 칭찬주인공들의 사연을 통해 사랑의 마음을 함께 나누자는 의미로 출발한 칭찬릴레이가 벌써 12명 째 이어오고 있다.
칭찬주인공이 소개될 때마다 본당 신자들은 전과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그동안 미사만 참례하고 집으로 가기 바빴던 대다수 신자들이 본당 행사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으며, 얼마 전 본당 바자 때에는 봉사자를 자청한 사람만도 20명이 넘을 정도로 칭찬주인공들의 사례가 자연스레 봉사와 사랑의 고리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한 번은 10년이 넘도록 성당주변을 청소하는 한 자매가 칭찬주인공으로 소개되자, 다른 신자들도 하나 둘씩 성당 화단의 잡초를 뽑고, 교리실을 정돈하는 등 남몰래 봉사하는 사람도 늘어났다.
본당 홍보분과 부장 박규복(베르디아)씨는 『칭찬주인공들의 사연은 각양각색이지만 한결같이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파하는 본당의 보물들』이라며 『이들을 통해 변해가는 본당 신자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어렵게 찾은 칭찬주인공들의 사연을 싣게된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밝혔다.
본당 주임 김준호 신부는 『서로가 칭찬을 해주다보니 그동안 잘 모르고 지냈던 교우들끼리도 친교가 더욱 두터워진 것 같다』며 『앞으로도 드러나지 않게 봉사하는 칭찬주인공들을 계속 발굴하는 등 본당 내 칭찬 캠페인으로 정착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원주에도 칭찬에 맛들인 공동체가 있다.
원주 소초본당(주임=김찬진 신부) 신자들은 지난 해 10월부터 「1일 1회 이상 타인 칭찬하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신자들은 달력에 매일 가족이나 이웃 등 한 사람의 이름을 적고 그 사람의 좋은 점을 적는 방법으로 칭찬하기를 실천하고 있다. 일주일이면 7회를 칭찬할 수 있는 셈. 신자들은 A4 용지에 일주일간 삶 속에서 실천한 칭찬을 모아 주일미사 봉헌 때 제출한다. 또 칭찬을 하면서 느낀 소감과 결심을 미사 후 공지사항 시간에 번갈아 발표하기도 한다. 본당이 지난 10월부터 집계한 신자들의 칭찬 횟수는 2100여회. 전 신자가 한 주 평균 100회 이상 칭찬하기를 실천한 것이다.
뜬금 없는 「칭찬하기」에 당황했던 신자들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달라지는 본당분위기를 느끼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가족을 서로 칭찬하게 되니 집안에 웃음꽃이 피었고 교우들끼리도 칭찬하고 칭찬 받는 정겨운 사이가 됐다. 이제 더 이상 칭찬할 사람이 없어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와 송아지 이름을 달력에 적어놓고 칭찬하는 신자도 있다는 농담 아닌 농담도 들린다.
김찬진 신부는 『옆집에 누가 사는지 어떤 일이 있는 지 훤히 아는 작은 시골 공동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신자들이 칭찬하기에 재미를 붙이고 생활하면서 본당 분위기도 화목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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