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안에서의 체육대회는 일반의 체육 모임과는 조금 다르다. 체육대회를 통해 작업장 별로 친목을 도모하는 것은 다름이 없지만 대부분의 종목들이 자신들의 극기를 체험케 하고 그를 통해서 교정 교육을 하려는 교도소 측의 의미를 담고 있어 즐기기 위한 여느 대회와는 구별이 된다.
재미있는 것은 거기에 참관하기 위해 일반 교정 위원들과 직원 가족들 또 각 종교의 대표자들과 봉사자들이 참가하게 되는데, 재소자들은 자기가 소속된 종교의 대표자들에게 인사하고 격려 받는 것을 좋아한다.
한 형제가 오래 달리기에서 1등을 하고는 옆에 앉으신 스님께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를 하고 또 스님의 격려를 받고는 기뻐하며 자리로 돌아간다. 잠시 후의 종목은 모래를 가득 담은 4~50kg은 넉근히 될만한 모래 자루를 머리 위로 팔을 벌려 번쩍 들고는 오래 버티기 경기이다. 선수 중에 미사에 참여하면 잘 웃지만 말이 별로 없었던 한 신자 형제가 키는 컸지만 깡마른 체구로 그 경기에 참여하고 있었다. 시작한지 얼마 안가서 포기 하는 이가 있는 걸로 봐서 꽤 무겁고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삼사 분이 지나자 대부분 포기 하였고 오분이 지나자 둘이 남아 있다. 이내 한사람이 남게 되었는데 그 형제였다. 사람들의 박수가 쏟아지고 경기의 승부가 났기 때문에 내려놓아도 되는 순간에 그 자루를 들고 내 앞에 우뚝 섰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 형제는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었다. 이를 악물고 팔이 부들거리는 중에도 견디어 내고 있었다. 다가가서 그의 모래 자루를 나누어 들고 있다가 내려놓고 그의 손을 꼭 잡아 올렸다. 그의 손에서는 해냈다는 자신감과 또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기운이 느껴졌다.
교도소에 들어가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어떤 이들은 실수로, 어떤 이들은 갑작스런 사고로, 또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온 이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상해를 입히고 타인과 사회에 해를 입히고 온 이들도 있다. 이유야 어떠하든 그들 중에 또 거기에서 살고 싶어 하는 이는 거의 없다.
그러나 그런 그들의 원의와는 다르게 한번 실수한 사람이 재범, 삼범이 되어 다시 그곳으로 들어오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 「가족과 사회의 편견 때문에, 혹은 형편이 되지 않아서」라고 이유를 대지만 그런 이유 속에 자신의 삶은 점점 헤어 나오기가 어려워진다. 쉽게 사회적인 편견이나 제도가 고쳐지지는 않는다. 그러기에 어려움 속에서도 버티어낼 자신과의 싸움이 필요하다. 주님께서 죄수가 되셔서 십자가를 지실 때는 더 이상 빌라도도 대사제도 또 군중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만 주님의 뜻을 이루시는데 자신이 당하시는 고통이 너무 커서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계셨다.
『그러나 아버지,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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