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4일 서울 중림동 가톨릭출판사 마리아홀에서 열린 「한국 현대 성당건축과 교회미술」 세미나에서는 올바르고 토착화된 한국교회건축문화 정립을 위한 분야별 의견들이 다양하게 제시됐다.
가톨릭화랑(관장=박항오 신부) 주최로 마련된 이날 세미나는 주교회의 문화위원회 김지석 주교를 비롯해 성직자와 건축가, 미술가, 평신도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 현대교회건축의 현황을 되짚어보고 교회건축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좁히는 자리였다.
서양화가 김형주씨가 「현대 성당건축과 성미술」을 주제로 발표한데 이어 김문수 신부(대전교구), 권녕숙(서양화가), 김창수(건축가), 장동호(조각가), 전재우(동남아트건축사무소 대표)씨 등이 참여한 가운데 분야별 토론과 질의응답이 마련됐다.
세미나에서는 올바른 교회건축을 위해 설계 초기단계부터 교회관계자와 건축가, 성미술가가 충분한 의사소통 단계를 거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설계 및 관리감독을 위한 보편지침을 마련하고, 건축과 성미술 관계 자료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자료화하는 작업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한국교회에서는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활발하게 성당신축이 이뤄지고 있다. 2003년 한해만도 새로 봉헌된 성당이 50여개에 이를 정도. 그러나 보편적인 건축 기준없이 우후죽순 지어진 성당들은 전례 뿐 아니라 미학과 실용적인 부분에서도 시행착오를 겪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교회건축과 관련한 인프라의 부족이 큰 원인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한국교회에서는 건축가와 미술가, 교회 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 각 본당 현실에 맞는 최선의 건축을 시도하는 기회가 적다는 지적이다. 실제 미술가들은 건축이 거의 마무리되는 단계에서 합류하는 경우가 많아 건축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있어서 불협화음이 많았다.
특히 사제들의 취향에 따라 성당 및 부속시설이 지어지고 무분별하게 개보수되는 현실은 교회건축 발전에 큰 장애로 지적돼왔다. 짧은 시간 안에 날림공사를 하는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도 건축 경험이 없는 이들이 도움을 받을만한 구심점이 없고 자료도 체계화돼 있지 않아 많은 성당들이 사제들의 재량에 의해 지어져왔다.
성미술과 관련해서도 건축과 미술이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초기부터 의견수렴이 되지 않고 지나치게 상업화된 상품이나 조잡한 복제물 사용, 올바른 관리.보존의식 부족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세미나에서는 올바른 교회건축을 위해 가장 현실적으로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공식적인 교류의 장을 갖고 장기적인 계획 아래 건축을 진행하자는 의견을 모았다. 또 성당건축의 주관을 교구에서 통합관리, 공모를 통해 각 본당에 맞도록 선정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아울러 교구 등을 초월해 건축 관련 자료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정리, 보관하고 미술품의 보존과 관리를 위해 성미술품 등록제 등의 실시 방안을 적극 검토했다. 각 교구별로 조직돼 있는 가톨릭미술가회를 성미술 자문기구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적극 제시됐다.
이밖에도 지역사회의 문화공간 역할을 겸하고, 탁아소나 놀이방, 유치원 등 복지시설을 확충해야한다는 발전된 의견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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