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회의자료」(Instrumentum Laboris, 의안집)는 제2부 「신학적 사목적 성찰」에서 생명 문화의 의미와 가정에 대한 가르침을 살펴본데 이어, 사랑에 바탕을 둔 부부의 관계로 구성되는 가정의 성소와 그 사명, 그리고 생명 문화 건설을 향한 가정 영성에 대해 살펴본다.
가정 성소와 사명
회의자료는 우선 하느님께서는 혼인한 부부와 가정이 하느님 나라를 추구하도록 요청받았음을 일깨우면서 부부는 하느님의 사랑에 이끌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 사랑에서 오는 임무를 부여받았음을 지적한다.
그래서 교회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성하가 『가정은 본연의 모습이 되라』(가정공동체 16항)고 촉구한 바와 같이 가정의 완전한 쇄신, 「남편과 아내의 사랑의 계약이며 생명의 지성소이고 가장 근본적인 세포 공동체 형태의 교회인 가정에 대한 충실성」을 간절히 촉구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가정의 본성에서부터 가정의 내적 외적 사명이 나온다.
여기에서 회의자료는 가정이 경제와 문화의 세계화, 사회변화, 종교간 대화, 그리고 기초교회공동체에 이르기까지 가정과 가정을 둘러싼 우리 주변 환경의 다양한 요소들이 어떻게 연결돼 있으며 가정의 내.외적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살펴본다.
우선 현대 세계화의 결과가 미래의 이상향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즉 「현재 인류 가족에게 매우 해로운 길」을 걷고 있다는 인식에 따라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말을 빌어 세계화가 세계의 사회 정의에 이바지하려면 『연대를 통한 세계화, 소외 없는 세계화』(세계 평화의 날 담화, 1998년 1월 1일, 3항)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자료는 또 문화적인 측면의 세계화 현상과 포스트모더니즘 문화의 확산에 대처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새로운 세계 문화의 등장은 아시아 교회에 새로운 차원의 복음화를 요구한다』고 말하면서 새로운 문화의 교리적 윤리적 상대주의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한편 회의 자료는 기초 교회 공동체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가정이야말로 본당의 모든 사목 계획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 복음화의 초점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정 영성
가정의 핵심은 사랑과 친교이다. 가정의 영성은 곧 친교의 영성이며, 이는 가정 구성원뿐만 아니라 이웃과 전체 공동체를 아우르는 더욱 넓은 동심원을 그리며 확대된다. 이러한 친교의 영성은 제자의 영성, 곧 그리스도를 따르는 영성이다. 이러한 제자로서의 직분은 각자 가정과 직장에서 구현하는 일상을 통해 이뤄진다. 즉 『가정은 제자 직분과 일상적인 것에 사랑으로 충실함으로써 생명문화를 향한 길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가정 영성에 없어서는 안될 것이 바로 양심의 역할이다. 부부들은 시대적 사조나 자기 욕구만 따르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해석하는 하느님의 법을 따르는 올바른 양심을 형성하는 일」이 필요하다.
가정 영성의 중심에는 기도가 있다. 『기도의 도움을 받아 가정은 성령과 함께 걷고 성령 안에 살며, 성령 안에 머무르고, 그리스도의 충실한 제자로서 그리스도를 따를 수 있게 된다』
특별히 그리스도인 가정의 성화는 세례성사와 견진성사에 바탕을 두지만 『성체성사에서 최상의 표현』(가정 공동체, 57항)을 발견한다. 성찬례 안에서 성사가 된 파스카 신비를 통해서 가정은 부부와 가정 생활 안에서 겪는 온갖 「죽음」에서 부활할 힘을 얻는다.
성체성사는 그리스도와 교회의 사랑의 계약을 상징하며 따라서 부부는 성찬례의 희생 제사 안에서 자신들의 사랑의 계약의 근원을 발견한다. 부부와 가족 전체는 성체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하나가 되는 신비를 거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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