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미사나 행사들이 주로 주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부분 자매님들이 봉사자로 활동을 하신다. 그 중 오랫동안 봉사를 해 온 왕언니가 계신다.
늘 봉사에 적극적이셔서 나와 모든 봉사자들이 존경하는 분이기도 하다. 한번은 교정 봉사자들의 교육 때 한 말씀을 부탁드렸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얘기들이 새로 봉사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청했고 말씀을 하시는 중에 나를 미소 짓게 만드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것은 젊고 예쁜 여자들은 봉사자로 오지 말라는 권고였고, 모든 봉사자들은 자신이 나이가 많다 해도 짧은 치마를 입거나 민소매 옷을 입어서 재소 형제들에게 분심을 주어서는 안 된 다는 얘기였다.
내가 미소를 지은 이유는 교정 봉사 자매님들은 한결같이 다 예쁘고 아름답기 때문에 봉사자 모임을 문 닫아야 할지 몰라서였다. 어려운 시간을 내서 남들이 꺼려하는 교정의 봉사를 하는 마음, 어려운 재소자들을 위해 자기의 가진 것을 나누며 음으로 양으로 돌보아 주는 어머니 같은 마음, 가끔은 출소한 형제들이 떼를 쓰거나 투정을 부려도 기꺼이 받아내는 온정의 마음, 이런 마음을 가진 이들이 어찌 예쁘지 않을 수 있을까?
재소자들은 죄를 지은 이들이기 보다는 마음에 큰 상처가 있는 이들이다. 그 상처가 여러 형태의 행동으로 드러나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고 과격한 행동으로 이어져 중범의 멍에를 쓰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사고를 당하거나 경제적인 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해, 또 더 이상 어쩔 수 없이 몰려 그곳에 머물게 된 이들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사람들은 그들의 상처를 위해 기도해 주고, 드러나지 않게 마음으로 위로해 주는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어려운 곳 어디에나 이웃을 위해 마음을 쓰는 봉사자들이 있다. 물론 모든 봉사가 다 의미 있지만 교정 봉사자들에게는 늘 더 많은 사랑이 필요하고, 편견을 이겨내는 중심이 필요하고, 한번이 아니라 두 번, 세 번 아니 여러 번이라도 참고 기다려 주는 인내가 필요하고, 마음으로, 행동으로 올바른 표양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신앙이 필요하다.
이런 조건을 갖춘 아름다운 봉사자들이 있어서 교회는 행복하고, 교회의 머리이시고, 사형수이셨던 예수님께서 행복하시리라. 그러나 아직 교정 봉사자는 턱없이 부족하고, 교정 사목이 이루어 나가야 할 일들은 태산 같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아름다운 봉사자가 되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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