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처한 농업과 농촌을 돕고 새로운 도·농 상생의 가능성을 찾고자 시작된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이 10주년을 맞았다.
우리농운동은 10년이라는 단순한 역사에 그치지 않는다. 1994년 창립 당시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는 향후 10년을 우리농운동의 기반을 다지는 1단계 사업 기간으로 천명한 바 있다. 올해는 그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하고 새롭게 2단계 운동으로 발돋움하는 원년이다.
본지는 금주부터 농민주일인 7월 18일까지 3주간에 걸쳐 우리농운동 10년을 결산하고 향후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기획을 마련한다.
『우리는 「함께 살고 모두를 살릴 수 있는 길」을 찾아내고 실천해야 하는 「결단의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는 농업·농촌·농민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인식하면서 이로부터 새로운 삶의 길을 찾으려고 합니다』(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창립선언문 중, 1994. 6. 29).
1994년 우리 농촌은 UR협상 타결로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했다. 농촌은 이농(離農)현상과 노령화에 이어 수입농산물 개방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우리농본부의 창립선언문에서 「결단의 상황」이라고까지 언급한데서 볼 수 있듯 당시 농촌 상황은 심각했다.
우리농운동은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발빠르게 판단하고 도시와 농촌신자로 구성된 교회공동체가 함께 고민하고 헤쳐나가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우리농운동은 농촌 생산자들의 먹을거리를 도시에서 소비하자는 단편적인 시혜적, 자선적인 운동은 아니다. 안전한 먹을거리를 값싸고 편리하게 구입하기 위해 농민을 생산도구화 하는 소비자들만의 이기적인 운동도 아니다.
도시와 농촌, 생산자와 소비자,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조화 공존하는 생명공동체 건설이 우리농운동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이다. 공동선.연대성.보조성이라는 우리농 운동의 기본원리는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준다. 농촌과 도시가 불균형 속에서 살 것이 아니라 모두의 선익을 위해서 헌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동선의 원리, 농촌의 아픔이 도시의 아픔이 되며 도시의 기쁨이 농촌의 기쁨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연대성의 원리, 도.농이 각기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통해 생명가치를 실현하는 ▲보조성의 원리는 우리농운동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특징적인 부분이다.
단순한 먹을거리 직거래를 넘어 연대와 공조의 성격을 띤 우리농운동의 가장 기초적인 단위는 도·농 공동체이다. 우리농운동이 시작된 1994년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한 대도시 본당에는 도시생활공동체가, 농촌에서는 친환경농업을 기초로 한 생산공동체가 속속 들어섰다. 두 공동체는 상호교류를 통해 서로의 어려움을 직·간접적으로 나누며 차츰 자리를 잡아가게 된다.
특히 1990년대 후반부터는 환경과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 귀농 인구의 증가, 주5일 근무제 시행 등 우리농 운동의 발전과 확산에 영향을 끼치는 사회적 현상이 나타나 교회 뿐 아니라 사회전반에 우리농 운동의 정신을 뿌리내리는 데 한 몫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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