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표(다비드·55·서울 압구정1동본당)씨는 벤처사업가다. 소유한 특허권만도 50여개로, 유망한 발명특허 사업체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씨가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일은 성물 제작과 후원 사업. 특히 그는 세계 성인들에 대해 관심이 지극하다.
이씨는 10년 이상 전세계의 고서점, 박물관, 성물방 등을 돌며 성인들에 관한 온갖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지금껏 모은 자료는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귀한 것이 많아 미술전문가들도 그의 도움을 받는다. 95년에는 그 자료를 바탕으로 전문 조각가와 함께 90여점의 성인조각상을 만들어 전시회도 가졌다.
최근에는 잘 알려진 성인의 형상을 담은 생활도자기잔도 출시했다. 온갖 캐릭터 상품 등이 넘쳐나지만 교회 관련 이미지를 성물이 아닌 생활용품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드물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물이나 차 한잔을 마시면서도 자신의 주보성인을 떠올리고 그들의 영성을 일상 안에서 되새기길 기대하는 마음에서 제작에 나섰습니다』
자신의 주보성인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이들을 위해 각 잔마다 성인의 특징을 적은 미니카드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씨는 『성인잔 판매수익금은 인건비와 재투자를 위한 일정금액을 뺀 전액을 불우이웃과 성미술 발전 기금으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이씨의 성물제작은 어렵사리 얻은 첫딸을 16개월만에 잃은 것이 계기. 딸은 하느님이 보살펴주시니 딸의 양육비 만큼은 어려운 이들 특히 도시빈민을 위한 유아교육에 사용하고자 했다. 그러나 유치원 완공이 여의치 않자 주변의 권유로 평소 관심있던 성물제작 후원에 나섰다. 앞으로도 성물이나 교회 관련 용품 판매 수익금은 전액 불우이웃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나아가 사업이 자리잡게 되면 복지법인화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번에 출시한 잔은 상아빛 도는 흰색 본차이나에 순금으로 형상을 입혀 품격과 재질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일반 찻잔과 머그잔의 중간 형태로 특별 제작해 실용성도 높였다. 가격은 개당 8000원으로 세례?견진성사 기념선물로는 물론 각 본당에서도 기념품 등으로 널리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5개본당 신자들의 세례명을 표본으로 가장 많은 신자들이 주보로 모시고 있는 성인형상 70여가지를 우선 선보인다. 서울 가톨릭화랑과 명동 성물아트숍을 비롯해 전국 성물방에서 구입할 수 있다. ※문의=(02)360-9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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