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예수님은 왜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주셨나요?』
『엄마, 주님의 기도 다 외웠는데 같이 기도해요』
매주 수요일 저녁, 손근희(요셉.40.서울 수유동본당)-정금옥(마리아.38)씨 가정에서는 온가족이 함께하는 교리시간이 마련된다. 1시간 가량 주로 아들 범기(10)와 선영(9)이가 하는 질문에 대답해주며 서로 의견과 설명을 나누고, 함께 성서말씀도 찾고 기도를 바치는 식이다.
집에서 이뤄지는 이 시간은 범기의 첫영성체를 준비하면서 접하게 된 「부모님과 함께하는 가정교리」 과정의 하나다.
이 교리법은 자녀들의 교리교사가 되어 함께 신앙생활에 동참해 가르치고 배워가는 과정의 하나다. 총 1년 동안 진행되며 매주 부모-어린이 교사모임, 부모 주간만남, 가정교리, 어린이주간만남 과정으로 이어진다.
손씨 부부도 가정교리를 하기 한주일 전에 부모모임에 참가해 미리 교리내용을 배우고 숙지해둔다. 가정교리 후에 아이들은 매주 목요일마다 본당에서 마련되는 어린이 주간만남에 참여해 집에서 배운 교리내용을 확인하고 다양한 체험활동에 참여한다. 또 매 과별로 마지막 단계에서 주어지는 과제는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실천한다. 손씨 가정의 경우 매달 둘째 토요일에는 온가족이 함께 미사를 봉헌하며 독서와 신자들의 기도 등 전례봉사에도 나선다.
아이들은 예상과 달리 성당 교리실에서와는 달리 집에서 하는 교리시간을 전혀 지루해하지 않는다. 동생 선영(초등2년)이는 첫영성체 대상이 아니지만 누구보다 이 시간을 즐거워한다.
『엄마 아빠랑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너무 좋아요』
『성당에서보다 조용해서 기도도 잘 돼요』
특히 가정교리 과정에서는 아이들보다 부모가 먼저 큰 변화를 겪었다.
손씨 부부도 『아이들 질문에 대답해주기 위해서라도 성서를 더 많이 읽게 되고 교리지식도 더욱 탄탄히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처음엔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일상기도를 시작했지만 이제는 매일 습관처럼 자연스럽게 아침저녁 기도를 바칠 수 있게 돼 가장 기쁘다』고 강조했다.
손씨 부부는 『아이들이 첫영성체 교리를 받은 후에도 지속할 수 있는 또다른 가정교리과정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아울러 구체적인 대화방법과 관계개선을 위한 교육도 과정에 포함시키면 좋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91년 인보성체수도회 활동으로 한국교회에 도입된 「가정교리」는 부모가 첫영성체를 준비하는 자녀의 가정교리교사 역할을 맡아 대화 형식으로 풀어가는 첫영성체 교리교육이다. 단순히 효과적인 교리교육방법이라는 의미를 넘어 부모의 교리교육 사명을 일깨워 자연스럽게 자녀 교육을 이루도록 돕고 있다. 따라서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신앙생활을 자연스럽게 돕고 영향을 줘 「가정공동체의 성화」에 큰 힘이 된다.
인보성체수도회 가정교리연구소 김리드비나 수녀는 『가정교리는 부모와 교사의 재교육은 물론 외짝교우 가정의 복음화에도 영향을 준다』며 『실제 가정교리 덕분에 교회가 그들의 자녀교육과 건전한 가정공동체 형성에 힘쓰는 모습을 접하고 입교하는 비신자 배우자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정교리는 전국 200여개 본당에서 실시하고 있다. 가정교리연구소(소장=이덕자 수녀)에서는 가정교리 책자 발간은 물론 각 본당 등에서 부모들을 교육시킬 수 있는 교사 양성 과정을 운영하는 등 가정교리 보급에 힘쓰고 있다. 또 홈페이지(www.inbocf.or.kr)를 통해 가정교리에 필요한 교리.성서내용, 예화, 전례예식 프로그램 등의 참고자료도 다양하게 제공한다.
※문의=(02)926-7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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