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종교에 대한 관심은 양극 현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인들이 종교적 가치와 영성에 대한 갈증은 더욱 짙어가면서도 기성 종교, 제도적 종교에 대한 소속감은 상실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교황청 문화평의회 의장 폴 푸파드 추기경은 최근 한 가톨릭계 통신사 제닛(ZENIT)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전세계적 경향을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사목적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푸파드 추기경은 지난 3월 교황청 문화평의회 총회에서 보고된 「불신앙」(unbelief)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오늘날 『종교적 불신앙(religious unbelief)이 개인 차원의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규모의 집단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구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가시화되고 있는 이러한 경향은 이제 한국 사회에서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즉 최근 들어 그 문제점이 자주 지적되고 있는 뉴에이지 운동, 신영성 운동이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평의회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투쟁적이고 조직적」인 무신론은 더 이상 늘어나고 있지 않지만, 신에 대한 질문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시대, 실제적인 종교적 무관심의 시대, 그리고 종교적 실천을 포기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푸파드 추기경은 이에 대해 『「신이단」(neo-paganism)으로 묘사할 수 있는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써, 그 안에서 종교는 물질을 섬기는 우상 숭배, 범신론으로 분류할 수 있는 모호한 종교적 감정으로써 아주 쉽게 뉴에이지와 같은 우주론적인 사상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세계적 현황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에서 자신을 무신론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불과 1%에 그치지만 교회에 나가지 않는 사람은 그 중에서 15%로 나타났다. 쿠바는 40여년간의 무신론 교육이 실시됐음에도 86%가 스스로를 신자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작 교회에 나가는 사람은 15%에 그쳤다. 아르헨티나는 4%가 무신론자이고 12%가 불가지론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에서는 지역에 따라 매우 상황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아시아 주교들이 이미 언급한 대로 「(그리스도교)신앙이 없기 때문에 불신앙의 현상도 없다」. 일본은 종교의 슈퍼마켓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종교가 많은데, 신도, 도교, 불교, 그리스도교 인구를 모두 합치면 종교 인구가 전체 인구의 125%나 된다.
필리핀은 아시아에서 유일한 그리스도교 국가인데 82.9%가 가톨릭 신자이고 4.57%가 이슬람, 0.3%만이 종교가 없다고 응답했다. 한국은 매우 흥미로운 국가로 여전히 많은 수가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있는 나라이다.
유럽은 불신앙이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지역이다. 이탈리아에서는 4%가 무신론자, 14%가 종교 자체에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고, 대다수가 신자이지만 항상 교회 생활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중유럽에서 종교 인구가 높은 나라는 벨기에로 37%, 프랑스가 43%, 네덜란드가 54%로 나타났다. 프랑스는 무신론자가 가장 많아 14%로 나타났다. 덴마크에서는 무종교인이 11%로 나타났고 노르웨이가 11.6%, 핀란드가 12.7%로 나타났다. 이 국가들의 경우 한편으로는 세속화, 다른 한편으로는 이단이라고 할 수 있는 자연 숭배가 불신앙의 주요 원인으로 분류된다.
구동독에서는 60%가 종교가 없다고 대답했고 서독에서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약 15%가 무종교라고 대답했다. 헝가리에서는 1000만명 중에서 887명만이 무신론자라고 대답했는데, 대부분은 자기 종교를 자기 식대로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코에서는 전체 인구의 절반이 무신론자이거나 신앙을 갖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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