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 탄생은 삼천년기 새로운 복음화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한국교회에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신생 교구이기에 더욱 그 첫걸음이 중요한 의정부교구의 본격적인 출범을 앞두고 의정부교구의 밑거름이자 자산이 될 사목 환경을 돌아보고,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신앙선조들의 품앗이 정신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첫 걸음을 내딛게 될 의정부교구라는 새 부대에 담길 새 술은 아직 수확을 기다리는 포도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새 교구의 밑거름이 될 자산도 포도농장 곳곳에 흩어진 모양새다. 그 거름을 모아 열매를 살찌우는 일은 의정부교구가 관할할 지역의 시원(始原)과 사목 환경을 돌아보는 일에서 시작할 필요가 있다.
의정부교구가 관할할 지역에 언제 복음의 씨앗이 뿌려졌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중국을 통해 서울 등 전역에 천주교가 전해졌으므로 지리적 위치상 한반도의 허리께에 자리한 이 지역에 자연스럽게 천주교가 전래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의정부교구 관할 내에서는 고양 지역에 최초로 성당이 세워졌다. 1905년 행주에 세워진 이 성당은 한국교회사상 28번째였으며 서울대교구 내에서는 9번째 성당으로 기록된다. 또 일산지역에는 일제 때부터 일산공소를 중심으로 신자들이 공동체를 이루어왔으며 한국전쟁을 맞으며 장단에서 신자촌을 이루고 있던 신자들이 피난을 오면서 신자수가 급증했다. 이런 내력으로 고양 지역에 유입돼 전파되기 시작한 천주교는 지역사회의 고난과 자랑을 함께 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역사를 바탕으로 하기에 현재 의정부교구에 소속된 52개 본당 가운데 가장 많은 21곳이 고양?파주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신앙의 뿌리는 교우촌
교구청이 자리할 의정부시는 1981년까지 한수 이북지역에서는 유일한 시로서 서울의 북쪽 관문 역할을 해오고 있다. 1900년대 초 서울 종현(현 혜화동)본당 관할이었던 의정부 지역은 구한말 박해를 피해와 도자기를 굽던 교우촌이 신앙의 뿌리가 되었다. 이 지역에서는 1925년 개성본당 관할의 신암리(연천군 남면)공소가 본당으로 승격하면서 본격적인 지역복음화의 여정이 시작됐다. 동두천 지역에서는 동두천본당이 1959년 2월 의정부본당(현 의정부2동본당) 관할공소에서 본당으로 승격, 독립한 후 지난 40여년간 경기 북부일원 복음선교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사목지역 광역화 예고
경기 동부지역인 구리·남양주 지역에 본당 공동체가 세워진 것은 이들 지역보다 훨씬 후인 1970년대에 들어서서다. 구리본당이 1974년 5월 상봉동본당 공소에서 본당으로 승격하면서 본 궤도에 오른 이 지역의 사목은 골롬반 외방선교회에 맡겨져 있다가 서울의 광역화로 신자들이 늘자 1980년대 후반부터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구리본당을 제외한 이 지역 14개 본당 대부분이 90년대 이후에 설립된 것은 지속적인 도시화와 이에 따른 사목 지역의 광역화를 예고하고 있다.
의정부를 필두로 한 경기북부와 경기서부·동부 지역은 공히 근래 몇년 새 급격한 인구증가로 사목적 요구도 증대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주사목에 관심가져야
고양시 일산구만 하더라도 지난 96년까지 35만6297명이던 인구가 8년만인 2004년 49만3154명으로 13만6857명이 늘어나는 등 전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아울러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에 따른 지역 인구증가도 무시 못할 상황이어서 이주노동자사목 등 지역적 특징에 따른 다양한 사목적 패러다임이 연구되어야 할 과제로 다가온다.
이와 함께 의정부교구가 관할할 지역 대부분이 개신교 교세가 강하다는 점은 향후 사목 방향 설정에 있어 적잖은 시사점을 제공해주고 있다.
한 예로 2003년 현재 의정부 지역에는 본당이 7곳인데 비해 개신교 교회는 무려 40배가 넘는 300여곳에 달한다. 또 고양시 일산구의 경우도 본당수는 9개인데 개신교 교회수는 대략 450개로 추산된다. 정확한 통계를 잡지 못하는 것은 인구이동에 따른 교회창립과 폐쇄율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가운데서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하는 의정부교구의 순례의 여정은 평탄치만은 않은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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