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Federation of Asian Bishops' Conferences)는 8월 17일부터 23일까지 한국에서 FABC 제8차 정기총회를 개최한다. 아시아 교회 중에서 가장 활기찬 교회로 손꼽히는 한국교회는 이번 총회를 계기로 다시 한 번 아시아 지역 안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을 이끌어가는 선도적 교회로서의 위상을 다지게 될 전망이다. 총회 개막에 앞서 FABC와 이번 총회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알아본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는 참된 「아시아 교회」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아시아 교회의 주교들이 희망의 연대와 공동 책임을 강화하는 연합 기구이다.
특히 이번 총회는 현대 세계와 사회 안에서 전에 없는 도전을 받고 있는 가정 문제를 주제로 열리는데, 작은 교회로서 가정에 대한 도전과 위협은 그리스도교 교회가 복음화의 소명을 수행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교회와 신자들은 이번 FABC 총회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창설과 목적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는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중앙아시아 주교회의들의 자발적인 협의체로서 교황청의 승인을 받아 설립됐고 아시아 교회와 사회의 번영을 위해 회원들간의 연대와 공동책임을 강화하며, 선의 증진에 이바지하는 모든 것을 장려하고 보호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정관 제1조)
1970년 아시아의 주교 180여명은 11월 23일부터 29일까지 교황 바오로 6세가 참석한 가운데 필리핀 마닐라에서 회의를 개최했는데, 그 결의사항을 효과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 상임기구 조직의 필요성이 지적됐다. 이에 따라 이듬해 3월 홍콩에서 이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가 개최됐고, 이 자리에 참석한 아시아 11개국 주교회의 대표들은 FABC의 조직을 논의, 정관 작성을 위한 실행위원회(위원장=김수환 추기경)를 구성했다. 여기서 작성된 정관이 1972년 12월 6일자로 교황의 인준을 받았다.
FABC가 결의하는 사항들은 아시아 각국 교회들의 사목 활동에 있어서 법적인 구속력을 갖지는 않는다. 하지만 공동책임의식을 바탕으로 이를 수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FABC의 임무는, 각국 주교회의의 독자성과 지역 회의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대략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공의회 이후의 공식 문헌들에 비추어 아시아가 필요로 하는 사도직의 증진 방안을 연구한다.
둘째, 아시아 민족 전체의 총체적인 발전을 위해 활동하고 이를 위한 교회의 역동적 활동을 강화한다.
셋째, 아시아 교회의 공동 관심사에 대한 연구를 도와주고,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모색하며 조정 활동을 한다.
넷째, 아시아의 지역교회들과 주교들간의 상호 교류와 협력을 증진한다.
다섯째, 아시아 지역 주교회의들이 하느님 백성의 요구에 더욱 부응할 수 있도록 봉사한다.
여섯째, 교회 단체들과 운동들이 국제적 차원에서 더 올바르게 발전할 수 있도록 후원한다.
일곱째, 교회 일치와 종교간 대화 협력을 증진한다.
조직과 회원
FABC는 총회, 중앙위원회, 상임위원회, 중앙 사무국 등으로 구성되고 중앙위원회 산하에 영역별로 위원회들이 설치돼 있다. 총회는 최고 의결 기관으로서 모든 회원 주교회의 의장과 대표 주교, 준회원, 상임위원 등으로 구성되고 4년마다 한 번씩 정례회의를 갖는다.
중앙위원회는 회원국 주교회의 의장으로 구성돼 정기총회의 의결 사항과 지시의 이행을 감독하고 상임위와 중앙사무국의 업무를 조정하며 2년마다 정례회의를 개최한다. 상임위원회는 아시아 각 지역 대표로 선출된 5명의 주교로 구성된다. 중앙 사무국은 상임위 직속 기구로 산하 기구들에 대한 협력 조정 기관이다.
FABC의 모든 위원회는 중앙위원회 산하 기구로서 중앙사무국을 통해 그 기능을 수행하는 전문 봉사 기관이다. 현재 선교 홍보 사회 일치 교육 평신도 신학위원회 등이 구성돼 있다.
역대 총회
아시아 교회에 대한 FABC의 관심은 역대 총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살펴봄으로써 파악할 수 있다.
제1차 총회(1974, 대만 타이페이)는 「현대 아시아의 복음화」를 주제로 개최, 토착화와 종교간 대화,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이 아시아에서 복음 선포를 위한 핵심과제로 간주됐다. 2차 총회(1978, 인도 캘커타)에서는 「기도, 아시아 교회의 삶」을 주제로 모든 사목활동의 바탕은 기도임을 강조했고, 3차 총회(1982, 타이 삼프란)는 「교회, 아시아의 신앙 공동체」를 주제로 영성과 교리교육, 평신도 양성 등 8가지의 사목 과제들을 제시했다.
4차 총회(1986, 일본 도쿄)는 평신도에 집중, 「교회와 아시아 세계에서 평신도의 소명과 사명」을 주제로 열려 아시아 지역 교회에 평신도의 참여 확대와 평신도 지도력 인정, 평신도 양성, 평신도 영성 강화 등의 사목활동을 촉구했다.
5차 회의(1990, 인도네시아 반둥)는 「제삼천년기를 향한 공동 여정」을 주제로 새 천년기를 맞는 아시아 교회의 사목 과제들을 제시했으며, 5년 만에 열린 6차 총회(1995, 필리핀 마닐라)는 「오늘날 아시아에서 그리스도의 제자 되기, 생명에 대한 봉사」를 주제로 열려 25년 동안 FABC가 아시아에서 생명을 위해 기울인 노력을 일별하고 교회가 아시아에서 수행해야 할 가정, 여성, 청소년, 난민, 환경 등에 관한 사목 과제들을 제시했다.
가장 최근의 제7차 총회(2000, 타이 삼프란)는 「새로운 아시아 교회, 사랑과 봉사의 사명」을 주제로 1998년 개최된 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아시아 특별총회의 정신을 되새기고, 아시아 교회 쇄신의 전망과 의미를 제시하며 세계화, 근본주의 등 현대 세계의 도전들을 논의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