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를 향한 도정의 한가운데 서있다고 할 수 있는 의정부교구는 결코 쉽지만은 않은 사목적 환경에 놓여있다.
쉽지 않은 사목 환경
우선 의정부교구가 관할할 고양시 남양주시 등 6개 시와 연천군 양주군 등 2개 군의 면적만 보더라도 서울대교구의 5배 가까운 크기인 2626㎢에 이를 정도로 광대해 접근에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할지역 상당 부분이 휴전선 접경지역이거나 이에 인접해있다는 사실도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들 지역 대부분은 6·25 이후 군사도시로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도시 규모가 확대되어 왔다. 이로 인해 점차 1차산업이 감소하고 2차, 3차산업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소비도시의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군사도시적 면모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면적상 가장 큰 규모인 파주시만 하더라도 2001년 현재 682.6㎢에 이르는 전체 시 면적의 98%, 연천군은 전 지역이 군사시설보호구역이다. 또 의정부시도 군사시설보호구역이 행정구역 대비 50% 이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며 고양시, 양주군 등도 비교적 높게 나타나고 있다.
도시의 기형적 성장
가장 작은 규모인 동두천시는 전체 95.68㎢의 면적 가운데 반 가까운 44.85㎢(46.88%)가 군사시설보호구역이고 미군공여지만도 33.8%인 32.31㎢에 이르고 있다. 또 의정부의 78%, 구리의 70%가 수도권 인구집중 억제정책에 따라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과밀혼잡이 심하고 도시의 기형적인 성장이 빚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의 생활 환경개선과 경제활동 등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아울러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관할지역에 상대적으로 많은 미군이 주둔함으로써 이들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충돌 등으로 주민들의 일상생활이 위축되는 것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지역 경제활동에 적잖은 문제점을 낳아왔다. 이는 이들 지역에 위치한 도시들의 균형있는 개발에도 저해요인이 돼 주민들의 삶의 질과 지역사회 전반에 걸친 낙후화가 지속되었다.
외국인노동자 다수
이와 함께 인구의 특성도 사목의 고려 대상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2000년 현재 경기도의 총인구 898만4134명 가운데 의정부교구 관할 8개 시군에는 22.63%인 203만2840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외국인노동자가 모여 있는 경기도에서, 이 지역에는 전국의 외국인수 15만812명 가운데 6.6%인 9941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경기도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 4만6382명(전국의 30.75%)의 21.43%에 이르는 수치다. 특히 양주군에 2859명, 남양주시에 1387명 등 경기동부지역에 상대적으로 많은 외국인노동자들이 분포하고 있어 지역 특성에 맞는 사목 패러다임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의 열악한 교육 여건도 도전이자 기회로 다가오는 면이 없지 않다. 현재 의정부교구 관할지역에는 가톨릭에서 운영하는 교육시설이 전무할 정도다. 일반 고등교육도 불모지나 다름없는 형편이어서 4년제 대학교는 고양시에 위치한 항공대학교가 유일하고 전문대학도 의정부에 위치한 경민대학, 신흥대학과 고양시의 농업협동조합전문대학, 양주시 소재 서정대학이 전부인 수준이다.
교육시설은 유치원 하나
교회가 운영하는 교육시설이라고는 가톨릭교육재단협의회에 소속된 의정부2동성당 부설 성모유치원이 유일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동국대학교가 2006년 3월 고양시에 3개 학부 19개 학과(학생수 5000명)를 이전 개교할 예정인 것을 비롯해 삼육대학교가 남양주시에 2개 학부 4개 학과(1500명) 규모로 제2캠퍼스를 마련하기 위해 부지매입 계약을 마쳤고, 대진대학교는 8개 학과의 대진전문대학을 양주군에 설립하기로 하는 등 타종단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서울대교구 가톨릭학원, 서강대 이사장 등 교육가로서의 이력을 지닌 이한택 주교의 역할이 주목된다.
그러나 이런 환경 속에서 사목적으로 긍정적인 면도 적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잘 보존된 생태계는 이를 활용해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음은 물론 21세기 들어 각광받고 있는 환경.관광사목에 새로운 장과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들 지역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지도가 바뀔 만큼 눈부시게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한 축은 민족화해 무드와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다양한 환경 변화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군사활동이나 군사시설의 변화 등이 사목지역과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태조사와 사목 방향 모색 등이 꾸준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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