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익은 옥수수를 고를 때는 먼저 만져보세요. 무조건 크다고 좋은 게 아니에요. 만져봐서 단단하면 따도 좋습니다. 자, 시∼작!』
7월 29일 오전 강원도 횡성군 서원면 「원주 금대생명학교」 옥수수 밭. 농부 아저씨의 설명이 끝나기가 무섭게 한 무리의 청소년들이 옥수수 밭 이곳저곳을 헤집기 시작했다. 인터넷 게임과 에어컨에 익숙한 청소년들은 불볕 더위에 얼굴이 발갛게 그을리면서도 『태어나서 처음 경험해 보는 농사체험』이라며 마냥 즐거워했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옥수수를 따는 그네들의 웃음소리가 조용한 농촌 들녘에 울려 퍼졌다.
「여름생명학교 - 하늘·땅·물·벗」. 구립서초유스센터가 주최하고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와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가 공동 주관한 이번 행사는 도시 생활 및 소비 문화에 길들여진 청소년들에게 친환경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생태적인 생활태도와 생명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심어주고자 마련된 자리. 농촌문화를 이해하고 자연과 하나된 삶을 몸소 체험하는 색다른 청소년 환경 캠프다. 7월 28일부터 2박3일간의 일정으로 열린 이 행사에는 서울 및 경기지역 중·고등학생 40명이 참가했다.
첫날 「녹색연합」 및 「환경운동연합」 등의 환경단체방문과 환경캠페인을 통해 우리나라 환경운동의 현황을 살펴본 청소년들은 이날 감자 캐기, 옥수수 따기 등 농사체험을 하며 먹을거리의 소중함을 느꼈다. 또 맛소금이나 미원 등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요리 시간이나 숲 속에서 야생화 배우기 등의 기회도 가졌다.
청소년들은 저녁식사 후 온갖 풀벌레 개구리들의 노래 소리를 들으며 「공동체 놀이」와 「모닥불 나눔」을 이어갔으며, 마지막 날에는 느낀 점을 나누고 「환경 지킴이」로서의 소명을 다짐하기도 했다.
김예은(마리안나.15)양은 『학원, 과외에 지쳐있던 몸과 마음을 떨쳐버리고 오랜만에 재미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이준민(도미니코.17)군은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온다면 꼭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구립서초유스센터 조한수(마리노) 관장은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청소년들이 이번 행사를 우리 농촌과 먹을거리의 소중함을 알고 자연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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