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힘드세요? 그럼 들으세요”
시각장애인 환자 노인 등에 대출
전직 아나운서 등 30여명 회원 활동
영적인 목마름에 타는 듯한 갈증을 느끼는 신자들이 늘어가고 있는 요즘, 신심서적을 통한 독서가 그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처한 상황으로 인해 독서로써 갈증해소를 하지 못하는 신자들은 어떡해야할까.
서울 성동장애인종합복지관 녹음봉사회(책임=김 비르짓다 수녀, 회장=임순남)는 바로 그런 신자들을 위한 청량음료 같은 단체다.
녹음봉사회는 지난 1993년 12월 만들어졌다. 여러가지 이유로 활자도서를 읽는데 불편을 겪는 신자들이 예상외로 많아 그들의 눈이 되기 위한 녹음봉사자를 모집해 결성했다. 전직 아나운서 출신인 임순남(구네군다·59·서울 개포동본당) 회장의 지도아래 현재 30여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다.
녹음봉사자가 되기 위한 길은 쉽지 않다. 일정기간의 교육과정을 통해 녹음도서 제작에 필요한 훈련을 통과한 사람만이 녹음에 착수할 수 있으며 낭독 교정과 교육을 위한 월 1회의 정기모임, 영적성장을 위한 월례 성서모임을 가짐으로써 유능한 녹음 봉사자로 양성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녹음봉사자들이 제작한 녹음도서는 현재 450여권. 주로 가톨릭 신앙서적이나 일반교양도서 중에서 선정된 녹음도서는 시각장애인이나 장기입원환자 및 독거노인 등에게 무료로 대출되고 있다.
김 비르짓다 수녀는 『최근엔 대출하시는 분들이 녹음을 원하는 책을 신청할 정도로 녹음도서에 대한 반응이 너무 좋다』고 귀띔한다.
이들이 하는 일은 비단 녹음봉사뿐만이 아니다. 녹음봉사를 위해선 내적복음화가 충만해야 된다는 생각에 매년 상·하반기 성지순례와 피정을 실시하고 있으며 불우이웃을 위한 김장김치 담그기, 병원 및 장애우 학교를 방문해 찾아가는 녹음봉사도 하고 있다.
아울러 녹음봉사를 통해 냉담하던 교우를 회두시키는 사목자 역할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주일이면 각자 속한 본당으로 돌아가 맡은바 역할을 다해내는 힘든 일정속에도 이들의 얼굴에선 힘든 표정 하나 느껴지지 않는다.
『묵은 김치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제 맛을 느낀다』는 어느 봉사자의 말에서 봉사자 전원이 녹음봉사라는 맛에 중독 되어버린 듯 하다.
목소리를 통한 복음전파에 힘쓰고 있는 녹음봉사회는 사랑이 담긴 목소리를 통해 더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꿈과 희망을 심기 위해 올 한해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임순남 회장은 『지방에 계신 한 시각장애인이 저희의 녹음도서를 듣고 얼굴을 보러 오시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 하느님의 도구로 쓰임이 얼마나 큰 은총인지 깨달았다』며 앞으로도 봉사자 모두 인내와 겸손,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녹음봉사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성동장애인종합복지관 ‘녹음봉사회’
발행일2005-01-16 [제2432호]
▲ 목소리를 통한 복음전파에 힘쓰고 있는 녹음봉사회는 사랑이 담긴 목소리를 통해 많은 이들의 마음에 꿈과 희망을 심기 위해 올 한해 활발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