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성사의 뜻 삶으로 실천해야”
50개항 건의서 공개… 시노드 성과 집약
독신제 완화·재혼자 영성체 문제 등 다뤄
개인·공동체 성화 이끄는 성체조배 강조
세계주교시노드(주교대의원회의) 제11차 정기총회가 성체성사를 주제로 지난 10월 2일부터 23일까지 개최됐다. 이 시노드는 교회 생활과 신앙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자 정점인 성체성사를 올바르게 거행하고 그 정신을 살아가기 위해 열린 중요한 회의라고 할 수 있다.
시노드의 성과는 주교들이 50개항으로 작성해 교황에게 제출한 건의서에 집약돼 있다. 건의서의 내용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모두 합해서 50개항으로 구성된 건의서는 이례적으로 교황 베네딕토 16세로부터 공개됐다. 원본인 라틴어 건의서와는 달리 이탈리아어로 된 비공식 문건은 라틴어본에서 부분적으로 삭제된 부분이 있지만 대체로 전체적인 내용이 공개됐다.
이 건의서에서 주로 화제가 됐던 내용들은 독신제 완화 문제, 재혼 신자의 영성체 문제, 그리고 반생명적인 입장 표명을 하는 정치인과 입법자들에 대한 영성체 거부의 가능성 문제 등이다. 하지만 논란이 되는 이런 문제들보다 오히려 건의서는 성체성사가 가톨릭 신앙의 가장 핵심적이고 아름다운 성사임을 깨닫고, 교회와 신앙 생활에 있어서 올바른 성찬례의 거행이 지닌 중요성에 대한 강조, 그리고 신자들의 성체성사에 대한 교육 등의 문제는 교회적 시각에서 더욱 중요한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제1항은 이 건의서를 바탕으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추후 시노드 후속 권고 문헌을 발표해주기를 요청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관례적으로 교황은 주교 시노드 폐막 후 약 1년 후 후속 문헌을 발표해왔다.
건의서를 시작하면서 주교들은 2항에서 우선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추진돼온 전례 개혁의 중요성과 의미를 지적하면서, 비록 이후 부분적으로 성체성사의 오용이 발견되어왔으나 그것으로써 공의회 정신을 바탕으로 한 전례 개혁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이 빛을 잃는 것은 아님을 분명하게 상기시키고 있다.
제3항은 성체성사의 제정과 관련해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해방될 때, 하느님께서 드러내신 파스카 신비에 대해 이야기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단 한번의 어린양의 제사로써 죄와 죽음을 넘어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도록 인간을 구원하셨다. 그리고 그 위대한 신비는 교회가 미사 성제를 통해 성찬례를 거행할 때마다 재현된다.
그래서 성체성사를 통해 우리는 죽음에서 생명으로, 노예 상태에서 자유인으로, 슬픔과 절망에서 환희와 희망으로 건너간다. 파스카 신비로서 성체성사는 미래의 영광의 서약이며, 그로부터 세상의 종말론적 변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파스카의 신비인 성체성사는 우리들에게 사랑이신 성부의 고귀한 선물이다. 제4항에서는 그리스도교 교회가 이 은총의 선물을 받고 간직해온 것에 대해서 감사를 표시한다.
5항은 성체성사를 통해 이룩되는 일치와 친교를 말한다. ‘가톨릭’이라는, 보편적이라는 말은 각 교회에서 거행되는 성찬례가 양육하고 건설하는 일치로부터 비롯되는 보편성을 표현한다. 따라서 특정 교회는 보편교회 안에서 일치와 동시에 다양성을 함께 성찬례 안에서 드러낸다.
제6항에서 건의서는 성체조배의 중요성과 의미를 새롭게 성찰한다. 주교들은 성체조배는 전통에 따라 라틴 교회뿐만 아니라 동방교회에서도 유지되고 증진돼야 함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다. 성체조배는 신자들로 하여금 그리스도교적 사랑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봉사에 적극 참여하게 하며, 개인과 공동체의 성화를 증진한다고 지적한다.
특별히 젊은이들의 성체 조배에 대해서 강조하면서, 건의서는 성체조배를 증진할 수 있는 사목적 프로그램들이 마련돼야 할 것을 지적하고 있다.
7항부터는 성체성사와 다른 성사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언급하는데, 먼저 고해성사와 성찬례의 관계에 대해서 지적하면서, 성찬례의 올바른 참여는 반드시 고해성사와 관련되는 은총의 상태에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시노드는 주교들에게 객관적으로 명백한 예외적 상황이 아닐 경우에는 단체적인 사면은 삼가줄 것을 지적하고 있기도 하다.
8항은 성체성사와 혼인과의 관계에 대해서 지적하는데, 성체성사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교회를 마치 신부처럼, 자신의 목숨을 내어주기까지 할 정도로 사랑함을 드러낸다. 성체성사는 모든 그리스도교 혼인의 일치와 사랑의 불가해소성을 확인해준다.
건의서는 혼인성사로 이뤄진 가정들에게 특별한 영적 유대를 표현하고자 하며, 아울러 가정과 공동체 안에서 여성의 소명과 역할을 강조한다. 주일의 성화는 가정 생활 안에서도 실천돼야 한다. 가정교회로서의 가정은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있어서 최우선적인 영역으로 간주돼야 하며, 각 가정은 신앙과 전례 생활, 무엇보다도 미사 안에서 자녀들을 양육해야 한다.
한편 건의서는 일부다처제에 대해서 9항에서 지적하는데, 혼인은 한 명의 남성과 여성의 결합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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