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주민 동일시 해선 안돼”
대표적인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미국 시카고대학 브루스 커밍스(Bruce G. Cummings) 교수는 “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미국의 대북정책은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미국정부가 북한 정권을 인정하고 동반자로서 관계개선에 나서야만 다수의 선량한 북한 주민들이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 카리타스가 주최하고 한국 카리타스(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가 주관한 가운데 10월 31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초청강연회에서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부시 행정부는 무력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메시지를 줄곧 북한에 전해 왔다”며 “이 때문에 한반도를 둘러싼 냉기류는 10년 전과 다를 바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분석했다.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미국이 북한을 하나의 정권으로 인정해야만 현재 진행 중인 6자회담도 성공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한 간 교류가 활성화 되는 등 통일에 대한 가능성이 10년 전에 비해 더욱 긍정적인 만큼 미국의 대북정책도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주민과 정권을 동일시하는 것은 다수의 선량한 북한 주민을 위협하고 그들에게 범죄를 저지르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본다”며 “국제 카리타스 등 원조기구와 시민단체들은 (정권이 아닌) 평범한 북한 주민들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 카리타스(Caritas Interna tionalis) 대북지원 특별소위원회 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되는 것에 맞춰 마련된 이번 강연회에는 주한 교황대사 에밀 폴 체릭 대주교를 비롯한 교회내 인사와 대북지원 민간단체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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