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왜 사랑만으로 살아갈 수 없을까?』
극단 「여행과 꿈」의 대표 김지연(글라라.33)씨가 늘 고민하는 화두다. 각양각색으로 펼쳐지는 세상살이의 모순과 이중성을 겪으면서 스스로도 좀 단순하고 이상적인 생각일 지 모른다고도 느낀다. 하지만 그는 「인간이 삶에서 진정 추구해야하는 것」, 그것은 「사랑」임을 강조하는데 망설임이 없다.
김씨가 「인간이 진정 추구해야하는 것」에 대한 고민과 갈등을 풀어내는 매개로 선택한 것은 「연극」. 지난 2001년에는 20~30대 초반의 젊은이 20여명이 이 꿈을 향한 여정에 함께하기 위해 극단 「여행과 꿈」으로 뭉쳤다. 한양대 연극영화과 출신 가톨릭신자 기도모임인 「포도주」가 모태가 됐다.
『삶 자체가 연극을 닮아있고 연극은 그 삶을 가장 잘 그려낼 수 있는 장르입니다. 「인간적이고 따뜻한 연극」 「희망과 사랑을 전하는 연극」을 꾸미고자 노력합니다』
흔히 쾌락주의 등에 쉽게 동화되는 젊은 세대들과는 확연히 다른 성숙미를 풍기고 있어 또다른 관심을 갖게 했다.
김씨는 『성극만이 하느님의 뜻에 맞는 것이라 생각지 않는다』며 『다양한 극을 통해 인간이 본능적으로 추구하는 하느님에 대한 사랑의 기운을, 삶을 변화시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극단 「여행과 꿈」은 상징주의 작품에서부터 청소년극, 옴니버스극, 음악극, 어린이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독특한 화법과 새로운 형식으로 소화해 중고생에서부터 중장년층에 이르는 다양한 관객층을 확보해오고 있다. 국내의 열악한 연극무대판에서 소규모 신생 극단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아직까지 그의 열정을 꺽을 만한 장애물은 없다며 웃음을 보인다.
8월부터 연이어 무대에 올리는 「化人-Fine」 연극 시리즈에 대해서는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하는 연극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세상의 진리, 사랑의 모습을 다 알지 못하기에 시행착오와 갈등을 겪고 세상살이를 힘겨워합니다. 우리는 그러한 진리와 사랑을 찾아 여행을 합니다. 더불어 그 사랑은 또한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큰 힘이 됩니다』
■ ‘化人-Fine’은
사람으로 태어나 살아가는 이야기
극단 「여행과 꿈」이 선보이는 「化人-Fine」 연극 시리즈는 「사람으로 태어나 산다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기획됐다. 첫 번째 극으로 세계적인 극작가 폴 진델의 작품 「감마선은 달무늬 얼룩진 금잔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를, 두 번째 극으로 테네시 윌리암스의 풍자적 우화극 「페츄니아를 짓밟은 거인」를 공연한다.
「감마선은…」의 주인공은 과거의 상처에 묶여사는 엄마,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해 정신병을 앓는 언니, 그 사이에서 자신의 꿈을 향해 노력해가는 한 과학도 소녀다. 이들의 삶을 통해 가장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것도 가족이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서로에게 가장 큰 의지가 되어주는 가족의 아름다움과 그 안에 깃든 사랑을 이야기한다.
「페추니아를…」은 유머러스한 대사와 다양한 음악, 과장된 동작 등이 눈길을 끄는 음악극이다. 주인공에게 삶을 변화시키는 용기는 바로 「사랑」에서부터 오는 것. 현실에 안주하며 용기없이 살아가던 한 소녀가 「사랑」을 알아가며 스스로 갇혀있던 틀을 깨고 나오는 마법과 같은 과정을 그리고 있다.
8월 6일부터 9월 5일까지 서울 대학로 단막극장에서 공연된다. 사랑티켓 참가작. 일반 1만5000원, 청소년 1만원. ※문의=(02)765-1544, (032)889-3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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