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할머니와 같이 살아오면서도 이해하지 못하고 짜증만 냈던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앞으로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이소영·경복여고 2년).
『지팡이를 짚는 것 자체도 무척 힘들고 눈이 안 보여서 종이도 펴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봉사도 열심히 해야겠어요』(이현민, 세화여중 1년).
서울시립 동작노인종합복지관(관장=박상화 수녀)이 여름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을 위해 7월 28, 29일 이틀 동안 마련한 「어르신과 청소년이 함께 하는 자원봉사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40여명의 청소년들은 저마다 자신의 부끄러운 속내를 털어놓으며 쑥스런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복지관이 「1·3세대 통합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한 이번 행사 기간동안 청소년들은 특수 제작된 모래주머니를 비롯해 장갑, 귀마개, 안경을 착용하고 80대 노인과 비슷한 신체조건에서 신문을 읽고 물건을 집는 등 노인유사체험을 하며 노인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또 팔꿈치·무릎·신발을 고정하는 서포터 등 보조기구를 하고 친구의 도움을 받으며 계단 오르내리기, 풍선불어 매듭짓기, 물 따라 마시기, 간단한 문서 작성하기 등의 활동을 하며 일상생활에서 노인들이 겪는 불편을 직접 경험하기도 했다.
청소년들은 또 복지관의 「동그라미 어르신 봉사단」 소속 노인들과 짝을 이뤄 인근 공원에서 잡초 뽑기 등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함께 펼치며 봉사의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프로그램에 함께 했던 당곡중학교 김보슬(1년)양은 『어르신들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하고 나니 우리의 조그만 도움이 얼마나 소중한 지 깨닫게 됐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모르고 있던 것을 새롭게 깨닫고 이해하게 돼 보람있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박상화 관장수녀는 『다른 세대가 함께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봉사의 기쁨을 얻는 것은 물론 세대간 이해를 높이기 위해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하게 됐다』며 『1회성 행사가 아닌 정기적인 청소년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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