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만 잘하고, 나만 잘사는 것이 과연 행복의 전부일까요. 아이들에게 누군가를 돕는 것에 대한 기쁨, 그리고 「함께 사는 법」을 알려줘야 합니다』
서울 영일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송영욱(바오로.62) 선생. 그는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 사이에서도 「수학 선생님」이라기 보단 「봉사 선생님」으로 통한다. 해마다 방학이면 학생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펼치기 때문이다.
송 교사는 대전 성모여고와 인천 박문여고를 거쳐 지난 77년 영일고등학교에 부임한 이래, 한 해도 빠지지 않고 27년 동안 학생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해왔다.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하는 데 무슨 거창한 포부나 동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주위에서는 학원이다 과외다 바쁜 아이들에게 고생만 시킨다며 송 교사를 비난하기도 했다.
1978년 겨울, 영일고 가톨릭교사회를 중심으로 학생 5명과 함께 당시의 용산 노숙자촌을 찾아 첫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며칠 동안 연탄을 배달하고, 거리를 청소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했던 그 아이들은 어느덧 중년의 가장이 됐다. 송 교사는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자원 봉사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는 제자들의 연락이 가끔 온다』고 귀띔했다.
그 이듬해 여름부터는 「선생님과 함께 하고 싶다」는 아이들이 배로 찾아왔다. 매년 여름 농촌봉사활동을 비롯해 꽃동네, 여주 라파엘의 집 등을 찾아 선행을 베풀었다. 산 동네 연탄배달, 한강오물청소, 장애아동 목욕시키기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다.
송 교사는 지난 세월 학생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서, 「봉사」가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얼마나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됐다고 했다.
『예수님께서는 「가장 보잘 것 없는 자에게 해준 것이 곧 나에게 해준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은 그 일이 큰일이건 보잘 것 없는 일이건 나에게도 기쁨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작지만 그 소중한 진리를 아이들에게 심어주는 것, 「살아있는 인성교육」 아닐까요?』
1년 앞으로 다가온 정년. 그는 교단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학생들에게 「봉사활동」의 기쁨을 가르쳐주고 싶어한다. 누군가를 위해 땀을 흘리는 것은 참으로 소중한 가치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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